매일신문

지난해 686억 팔린 과메기, 물류비 등 2,600억 '시너지'

포항 과메기의 경제학…전국 생산량의 90%는 포항산

과메기의 유명세와 함께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리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한상 가득히 차려진 과메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입 속에 침이 가득 고인다.
과메기의 유명세와 함께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리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한상 가득히 차려진 과메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입 속에 침이 가득 고인다.
겨울철 별미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원산지인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과메기들이 맛있게 말라가고 있다.
겨울철 별미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원산지인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과메기들이 맛있게 말라가고 있다.

"주말이면 마을이 북적이는 게 과메기철이 되긴 했나봐."

요즘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대보'장기면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비릿한 냄새와 함께 줄줄이 늘어선 꽁치 과메기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겨울철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맛있는 풍경이다.

황달분(69'여'구룡포읍 삼정3리) 씨는 "11월 초부터 전국에서 구룡포 과메기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기 시작한다"며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손사래를 친다.

△서민음식에서 웰빙 황제 식품으로

구룡포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동짓날에 잡힌 청어나 꽁치를 부엌에 난 설창(통풍을 위해 추녀 바로 아래 뚫은 구멍)에 걸어 말려서 먹는 방식이 전해져 온다. 저녁에 살짝 얼었던 생선이 낮 동안 밥짓는 온기에 녹고, 밤이 되면 다시 어는 것을 반복하던 이것이 오늘날 과메기의 시초다.

과메기는 꽁치로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꽁치보다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다. 노화 현상과 골다공증, 뇌의 쇠퇴를 막아 주는 핵산성분이 건조 과정에서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DHA'필수아미노산 등 다른 영양소도 풍부하다. 특히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돼 '과메기를 안주로 먹으면 술이 덜 취한다'는 애주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메기의 본고장 구룡포

현재 구룡포와 장기, 대보, 호미곶 일원에는 약 400여 개의 크고 작은 과메기 덕장이 있다.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90% 이상이 포항지역에서 나오며 이 중 80%는 구룡포 인근에서 만들어진다. 과메기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야 좋지만, 그렇다고 밤의 온도가 너무 낮아지면 맛이 떨어진다. 꽁치가 완전히 얼어버리면 살이 푸석푸석하게 갈라지는 탓이다. 물론 밤의 온도가 높아 덜 얼어버리면 살이 물러져 좋지 않다. 구룡포는 보통 밤에는 영하 1~2도, 낮에는 4~5도의 일교차를 보여 과메기 생산에 알맞다. 과메기는 다듬는 방법에 따라 2종류로 나뉘는데 통째로 말리는 것을 '통마리 과메기',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반을 갈라 말리는 것을 '배지기 과메기'라 부른다. 통마리는 보통 15일 정도 말리며 배지기는 통상 3~4일이면 먹기 알맞다.

△판매 확대를 위해선 '표준화 이뤄져야'

과메기의 본고장이랑 명성에 걸맞게 포항이 겨울철 과메기로 거두는 경제효과는 상당하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과메기 판매액은 625억원(5천209t)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물류비 등 총 2천583억원의 부수입도 톡톡히 거뒀다. 그러나 과메기 시장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유명세를 틈타 원산지를 사칭하거나 비위생적인 생산 등으로 명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메기의 판매량이 늘어나다 보니 잘못된 보관법 등으로 인해 맛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표준화된 생산 방식과 다양한 조리법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포항과메기연구소 오승희 소장은 "식품으로서 과메기가 더욱 신뢰를 받기 위해선 세균 기준치 등 규격화된 틀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세업자들이 많은 지금의 상황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영세업자들 간의 생산 공동화 등을 통해 생산자 이력제를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오래된 과메기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홍보해야 겨울철만이 아닌 4계절 별미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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