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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제작후 건물신축 포기…법원 "설계비는 줘야" 판결

건축설계사무소가 '추후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말만 듣고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채 건축설계를 요청한 회사에 건축계획도면 등을 만들어 제공했는데 그 회사가 신축건물 사업을 추진하던 중 포기했다면 보수를 받을 수 있을까.

대구지방법원 제16민사부(부장판사 권순형)는 호텔, 상가, 스포츠시설 등의 용도를 갖춘 건물을 신축하려던 업체의 요청에 따라 건축계획도면을 만들어줬지만 사업 추진 중 사업성이 없어 포기했다는 이유로 보수를 주지 않자 A 건축사사무소가 업체를 상대로 낸 용역비 소송에서 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건축사사무소가 피고를 위해 용역 업무를 수행한 이상 특별한 약정이 없다 하더라도 상법 제61조에 의해 상당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A건축사사무소가 만든 설계도면을 계획서에 첨부해 제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사업참여 신청 승인과 대행사업자 선정계약 체결을 통보받았는데 피고가 스스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을 포기한 만큼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고는 2010년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추진하던 구미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A건축사사무소에 건축계획도면을 요청한 뒤 이를 첨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사업참여 신청 승인과 대행사업자 계약 체결 통보를 받았지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사업을 포기하고 건축사사무소에도 보수를 주지 않았고, 이에 A건축사사무소는 피고를 상대로 3억8천만원 상당의 용역비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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