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구한말부터 100년간 이어 온 영어 열풍 상륙기

KBS1 '역사스페셜' 8일 오후 10시

조선 영어 열풍을 KBS 1TV '역사스페셜-잉글리시 조선 상륙기' 편에서 8일 오후 10시 방송한다. 한 해 영어 사교육 비용 15조원, 유창한 영어 발음을 위해 아이의 혀 수술까지 감행하는 등 영어 만능 풍조는 언제부터 이 땅에 자리 잡기 시작했을까?

130여 년 전 구미 열강 중에서 최초로 미국과 수교협상을 벌일 때, 조선에는 영어를 능통하게 하는 사람이 없어, 중국인 통역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조선에는 영어전문학교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이내 조선에는 영어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창기의 말하기 학습방식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문법과 독해 중심의 일본식 영어로 변질되었다.

19세기 후반 조선 사회와 영어가 만나면서 빚어낸 다양하고 흥미로운 세태들과 오늘날의 수험용 문법 영어의 뿌리가 일제에 의해 강요된 일본식 영어 학습방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1885년 조선에는 최초의 관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이 설립됐다. 이후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배재학당, 이화학당 등 사립학교들이 속속 설립된다. 고종황제는 육영공원으로 행차하여 친히 영어시험을 감독하기도 했다. 심지어 황태자에게도 개인 선생을 붙여 영어 과외를 시킬 정도였다.

배재학당 교장 아펜젤러 회고록을 보면 찹쌀떡 장수에서 영어 때문에 대신의 자리까지 올라간 이하영의 전설이 나온다. 이 당시에는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신분 상승과 입신출세의 지름길로 통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에도 영어의 비중은 높아져만 갔다. 구한말에 이미 100년 후에도 계속될 영어 광풍의 조짐을 보였던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영어 교육 방식, 바로 일제에 의해 강요된 왜곡된 영어 교육 방식 때문이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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