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끝났다고 해방감을 만끽하긴 이르다. 수험생들은 이달 28일 수능 성적이 발표될 때까지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꼼꼼히 세울 필요가 있다. 가채점 결과에 따라 수능 이후 치러지는 수시모집 1차 대학별고사 응시와 수시모집 2차 지원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가채점으로 정시 또는 수시 2차행(行) 결정해야
수능 후 대입 전략을 세우는 데 토대가 되는 것은 수능 가채점 결과다. 이때 얻은 점수로 목표한 대학에 정시로 진학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적극적으로 수시 1차 대학별고사와 수시 2차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수시 1차에서 6회 지원 기회를 모두 써버렸다면 더 이상 수시 지원을 할 수 없다.
이미 수시 1차에 지원하고 대학별고사를 치러야 한다면 수능 가채점 결과를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별고사 실시 일자가 중복되는 대학에 복수 지원한 경우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 대학별고사 응시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수능 이전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은 연세대, 이화여대 등 10여 개 대학인데, 이들 대학의 난이도를 중심으로 문제를 어떻게 출제했는지 살펴보면 남은 논술고사 대비에 도움이 된다.
수시 2차 원서 접수 대학은 크게 3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학생부 100%로 선발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경우다.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 한국항공대 학업성적우수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수능 가채점 결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지 미리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부 석차 등급이 당락을 결정하는 주 요인이다.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두 번째 유형. 적성고사 성적과 학생부 기록을 합산해 선발한다.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학생부보다 적성고사 비중이 크다. 세 번째는 서류 또는 어학능력시험 성적으로 모집하는 유형이다. 선발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학과 전형 유형별 전형 자료가 당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꼼꼼히 점검하는 게 필수다.
수시에 합격한 뒤에는 정시 지원 기회가 없다. 수시 2차에 지원하기 전 수능 가채점 결과로 정시로 진학 가능한 수준과 수시 1차 지원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시 지원 전 점검할 사항
정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목표 대학의 수능과 학생부 전형 방법(영역별 반영 비율)에 맞춰 자신의 점수를 계산, 합격 가능성을 따져 보는 것이 기본이다. 정시 대부분은 수능 성적 또는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원 성향, 경쟁률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험생은 자신의 지원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무조건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재수 이상을 각오할 것인지 외에도 대학과 학과 중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정시 지원 전 자신의 지원 성향이 확고해야 3개 모집군에 원서를 쓸 때 모두 안정 또는 상향 지원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지원할 수 있다.
당초 진학하려고 했던 대학, 학과를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이번에 꼭 대학에 진학하겠다면 '안정>적정>상향' 순으로 지원 횟수가 많아야 하고 재수까지 각오한다면 그 반대순이 좋다. 여러 진학 목표 중 하나만 바꾸는 것은 금물이다. 가령 '가'군 A대학 B학과(적정 지원)에 원서를 쓰는 대신 상향 지원할 경우 '가'군만 바꿔서는 안 된다. '나'군 C대학 D학과(상향 지원)의 지원을 적정 또는 안정 지원으로 함께 바꿔야 한다. '가'군만 상향 조정할 경우 '올해 꼭 대학에 합격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경쟁률도 고려 대상이다. 안정 또는 적정 지원인 경우 늦어도 원서 접수 마감 하루 전 두 모집군에 지원하고 모험을 걸 한 모집군만 마지막까지 경쟁률을 살피는 것이 좋다. 대학, 학과의 전형 방법에 변화가 있거나 신설, 분리, 통합 등 학과에 변동이 있는 게 아니라면 배치 점수와 경쟁률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정시 지원 시 고려할 것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정시에서 모집 인원이 감소하고 추가 합격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에서 1개 모집군이라도 섣불리 지원할 수는 없다. 모집군별로 자신의 성적과 목표 대학'학과의 점수 차이를 분석한 뒤 세 모집군 전체를 아우르는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시에서 수능 성적 반영은 대학'계열별로 비슷하다. 다만 일부 모집 단위 또는 우선선발 경우 반영 영역과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령 고려대 자연계열 우선선발은 일반선발과 달리 언어영역을 제외하고 '수리영역 40%+외국어영역(20%)+과학탐구영역(40%)' 성적만 반영한다. 수능 영역별 강약과 목표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꼼꼼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
실제 정시에서는 대학'학과별로 수능 성적을 반영할 때 원점수가 아니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수능 성적이 정식 발표되기 전 ▷정시 가'나'다군별 진학 가능 수준 ▷수시 1차 지원 대학'학과의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 ▷수시 2차 모집 대학'학과 지원 여부와 지원 수준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가채점 점수로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모집군별 지원 특성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가' '나'군은 여러모로 비슷하다. 상당수 중상위권 대학이 여기에 해당할 뿐 아니라 모집 인원도 큰 차이가 없다. 대부분 수험생이 지원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두 군과 달리 '다'군 경우 지원한 수험생의 점수 폭이 큰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이 때문에 다군에 안정 지원하고 가, 나군에 상향 지원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입시 전문 기관인 비상에듀의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가채점 결과가 기대 이하라고 해서 바로 재수 준비를 하기보다 최소한 실제 성적을 바탕으로 정시에 지원해두는 게 좋다"며 "정시 지원, 1차 등록과 모집군별 이동, 추가합격 상황 등 전반적인 입시 상황을 경험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공부이기 때문에 남은 입시 일정에 따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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