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세계전자와 협력업체 '자연애 능이 한방백숙'

능이 우러난 토종닭 흑갈색 백숙…"이게 보약"

능이버섯을 말할 때 꼭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버섯을 평가할 때 '1능이, 2송이, 3표고'라는 말이다. 때론 2, 3위의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지만 능이는 늘 1순위다. '송이는 하나 주어도 능이는 절대 안 준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귀하다는 뜻이다.

경산 능이 한방백숙집의 입소문이 자자하다. 단골인 세계전자 이정만 대표는 "한번 맛보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애 능이 한방백숙'은 경산 평산동 인터불고골프장 입구 야트막한 산마을 자락에 있다. 널찍한 마당이라 주차 걱정은 없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큰 홀이다. 창밖으로 하늘과 산자락의 모습이 보여 눈이 시원하다.

식당 벽에는 능이버섯에 대한 소개 글이 있다.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 '향 버섯'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열량이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적합하며 특히 암세포를 억제시키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김연수 사장이 직접 능이버섯 요리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토종 능이 닭백숙'이다. 큼지막한 게르마늄 뚝배기에 백숙이 한가득이다. 주방에서 한 차례 끓인 터라 김이 술술 피어오르면서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보통 백숙은 뿌연 국물이지만 능이 한방 백숙은 국물이 흑갈색이다. 국물 속에 토종백숙과 함께 검정깨가 듬뿍 들어 있어 "어떤 맛일까?" 궁금해진다.

이정만 대표는 "의외로 주위에 능이버섯을 먹어 본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며 "맛보기 전에는 맛을 논하지 말라"고 큰소리친다. 김연수 사장이 토종닭을 건져내 먹기 좋게 살을 발라준다. 팔공산에서 방사해 키운 닭이다. 우선 국물부터 살짝 맛본다. 자연과 친숙한 흙 맛(?)이 감도는 듯하면서 능이버섯의 강한 향이 전해온다.

세계전자의 협력업체 네잎플러스 한우원 대표는 "국물 맛이 끝내준다"며 "흑갈색 국물은 능이에서 우러난 빛깔"이라고 설명한다. 다솜 하우징 이성호 대표도 "토종닭도 좋지만, 역시 자연산 능이버섯에서 우러난 국물에 모든 것이 녹아 있어 국물만 먹어도 건강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한진텍스 장병철 대표는 "능이와 토종닭을 같이 삶아 육질이 쫄깃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라고 한다. 평소 능이버섯과 다양한 약초를 제공해주는 심마니 홍삼순 씨도 동참했다. 동호회원들로부터 '홍대장'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최근에 캔 산삼 2뿌리를 선뜻 맛보인다. 자연산 능이 한방백숙에 즉석 산삼주가 합세하자 모두 손뼉을 치면서 대환영이다. 홍 대장은 "능이버섯 자체가 항암작용에다 감기도 예방하고 특히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좋아 별미음식으로 최고"라고 말한다.

세계전자 김지우 총괄본부장은 "백숙은 국물이 느끼하기 쉽지만 능이가 들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면서 향이 오랫동안 감돈다"고 평가한다.

이송아 영업팀장은 "능이버섯의 국물로 속이 시원해진다"며 "당귀, 방풍나물 등 효소로 담근 장아찌로 구성된 기본 반찬은 닭백숙의 맛을 높여주는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쫄깃한 토종닭은 장아찌와 함께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약재 냄새를 살짝 풍기는 당귀를 한 입 맛보면 잔잔한 향기가 기분을 상큼하게 해준다.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올 때 또 찹쌀죽이 나온다. 능이버섯과 한약재를 오랫동안 우려낸 국물에 찰밥과 다양한 채소, 검은깨를 듬뿍 넣어 걸쭉하게 끓여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죽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등에 땀이 쭉 흘러내리며 보약 한 첩을 먹은 기분이다.

토종능이닭백숙은 4만5천원(중)'6만원(대)이다. 토종 능이 오리백숙은 6만원, 토종 닭볶음은 4만원, 토종한방오리훈제구이는 3만5천원이다. 토종능이전복닭백숙은 8만원(중)'10만원(대). 1시간 전에는 예약해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예약은 053)768-0020.

##추천 메뉴-토종 한방 오리훈제 구이

오리훈제도 누가 어떻게 만들고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김연수 사장은 "비슬산에서 구워온 오리훈제"라고 소개한다. 기름기를 쫙 빼 담백한 맛이다. 감자'당근'양파'부추 등과 함께 불판에 살짝 구워 맛보면 매력적인 훈제 맛이 살짝 느껴지면서 쫄깃하고 고소하다.

오리훈제는 채 썬 양파 소스와 궁합이 맞다. 물론 효소를 넣어 만든 방풍나물 장아찌와 곁들여 먹어도 감칠맛을 느끼게 해준다. 능이 한방백숙을 즐긴 후 가볍게 맛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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