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 맛있게 먹기] 연극 저작권(하)

2차 저작물도 법 보호받아…저작물 이용법 숙지해야

지금부터 연극으로 대표되는 공연 관련 저작권 조항들을 정리해 보겠다. 연극 관련 저작권에서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사항들은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공연권 등이 있다. '저작인격권'이란 정신적인 노력의 산물로 만들어 낸 저작물에 대해 저작자가 인격적으로 갖는 권리를 말한다. 저작인격권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되거나 상속되지 않는, 저작자에게만 인정되는 권리이다. '저작재산권'이란 저작자가 자신이 만든 저작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함으로써 재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저작재산권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상속될 수도 있는 권리이다. '공연권'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저작물을 연주, 상영하거나 또는 가창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에는 녹음기나 녹화기를 통해 재생하는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작물들은, 비록 저작자 개인이 창작해 낸 것이기는 하지만 선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저작물도 또다시 문화유산으로 후세에 이어져 다시 새로운 저작물 창작과 문화 발전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저작물을 법적으로 영원히 보호하지는 않는다.

저작권 보호 기간은 사람이 저작자인 경우는 저작물을 창작한 때로부터 시작되어 저작자가 살아있는 동안과 죽은 다음 해부터 70년 동안이고, 법인이나 단체가 저작자인 경우는 공표한 다음 해부터 70년 동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은 오늘날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얼마든지 공연이 가능하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2차적 저작물은 여전히 보호대상인 경우가 많다.

2차적 저작물이란 기존의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뜻한다. 예를 들면,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경우 그 영화는 2차적 저작물이 되며, 외국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그 번역물이 2차적 저작물이 된다. 그러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번역이나 각색한 경우 그 2차적 저작물은 셰익스피어 사후 7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조항을 모르고 실수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다. 2차적 저작물도 분명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말하는 올바른 저작물 이용법 순서를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어떤 저작물을 이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2. 그 저작물이 보호받는 것인지 확인한다. 3. 저작물 이용 방식이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방식인지 확인한다. 4. 저작권자에게 저작물 제목과 이용하려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리고 이용에 대한 허락을 받는다. 5. 허락받은 범위 내에서만 이용하되, 저작권자의 의사에 따라 저작권자 표시, 출처 표시를 명확히 하고 쓴다.

물론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도 있다. 헌법이나 법률, 규칙 등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시, 법원의 판결, 사실 전달에 불과한 시사 보도 등이 그런 경우이다. 그리고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재판절차 등에서의 복제나 정치적 연설 등의 이용, 학교 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시사 보도를 위한 이용, 공표된 저작물의 이용,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공연·방송,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도서관 등에서의 복제, 시험 문제로서의 복제 등이 그러한 경우에 속한다. 이는 모두 공공성의 목적 때문이지 저작권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저작권을 보호해야 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저작자의 창작 의욕을 북돋워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고 결국 우리 모두가 이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저작권 보호는 창작자 개인에게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 발전을 이루고, 더 나아가 문화 상품의 수출을 통해 국가의 경제적 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저작권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며 중요한 국가경쟁력 요소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안희철(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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