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돋보기]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능력 못지않게 정서적 안정 중요…사회성 길러야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벌써부터 신경이 쓰인다. 특히 첫아이라면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다.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생이 된다는 설렘과 잘 적응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할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4개월 전인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한다면 입학일이 다 되어서 허둥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기 전까지 세상은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고분고분하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유치원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유치원 때는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는 선에서 융통성이 발휘될 여지가 있지만 초등학교는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에서 보듯 그렇지 않다. 학교는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한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는 싫은 일도 참고 해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게 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또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형제자매가 적어 자기중심적으로 가정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것에서부터 남을 배려하는 습성을 키워주면 좋다. 예컨대 학교에서 줄 서기를 하면서 전체 속의 나를 알게 되고 내가 줄 서기에서 벗어나면 질서가 흐트러진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는 식이다.

이렇게 전체 속의 나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게 되는 단계, 즉 사회라는 일정한 틀 안으로 들어가는 규칙의 내면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시기에 규칙의 내면화 과정을 어떻게 겪느냐에 따라 아이의 학교생활과 인생의 모습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먹기 싫은 음식을 남기지 말고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면 아이들은 학교에 대해 싫은 감정을 느낀다.

그렇다고 이런 것들을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이 규칙을 거부하는 것은 자연스런 반응이다. 규칙의 틀 속에 억지로 집어넣을 것이 아니라 왜 규칙이 필요한지 차근차근 설명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다. 어른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게 이 상황을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처음에 아이들은 갑자기 예의 바른 행동을 강요받거나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는 것, 수업시간에 돌아다니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게다가 40분이란 수업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앉아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 다정하던 엄마가 갑자기 엄격하게 변한다거나 숙제 등 할 일이 많아졌을 때, 맘에 들지 않는 친구와 짝이 되는 상황도 견디기 힘들다. 따라서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하나 미리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수업시간에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경우다. 보통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거나 호기심이 너무 많아 집중이 안 되는 경우다. 또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경우 이런 행동을 한다. ADHD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호기심이 많은 경우라면 일단 호기심을 해결하고 시간이 지나면 행동이 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사회성이 떨어지면 규칙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산만한 행동을 한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성격이나 부모와의 애착관계 등 여러 가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경우는 갑자기 변한 환경 탓일 가능성이 크다. 부모의 세심하고 따뜻한 보살핌이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 중에는 몇 달 전부터 학습 부분에는 신경을 쓰면서 상대적으로 정서적인 부분에는 소홀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학습 못지않게 정서적인 면도 중요하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