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메뉴를 한꺼번에 맛보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각양각색의 메뉴들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반면 그럴수록 하나를 결정해야만 하는 소비자들의 즐거운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메뉴 간 융합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짬짜면', 이후 진화
서울 한 중국집에서 2000년 초에 개발한 '짬짜면'(짜장면+짬뽕)은 TV 드라마에서 소개된 후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릇 하나를 반으로 나눠 한쪽엔 짜장면, 다른 한쪽엔 짬뽕을 담았다. 중국집에서 둘 중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것. 짬짜면이 인기를 끌자 전용 그릇까지 나왔다. 지금도 많은 중국집에서 짬짜면을 요리해 전용 그릇에 담아내고 있다.
그릇을 절반으로 나눠 두 가지 음식을 담는다는 이 단순한 아이디어의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지끔까지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후 중국집에선 볶짜면(볶음밥+짜장면), 짬볶밥(짬뽕+볶음밥), 탕짜면(탕수육+짜장면), 탕짬면(탕수육+짬뽕) 등 비슷한 메뉴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 한 식품회사는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이란 상품도 개발, 출시했다.
특허상표로 등록된 짬짜면 그릇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냉면 전문점에선 '물비냉'(물냉면+비빔냉면) 그릇으로, 샤브샤브 식당에선 쇠고기 육수와 해물 육수를 반반씩 나눠 담는 용기로 쓴다.
이처럼 두 가지 메뉴가 합쳐진 반반 스타일 메뉴가 인기를 끄는 것은 보다 다양함을 선호하는 소비자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업체별로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만들다 보니 소비자 또한 메뉴 선택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론 즐거운 고민이다. 대표적인 예가 피자와 치킨, 빵 등이다. 과거 5, 6가지에 불과했던 피자 메뉴가 최근에는 수십 가지로 늘었다. 피자 위에 올리는 토핑이나 피자의 바깥부분 빵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피자 종류는 더 늘어난다.
한 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소비자의 외식 행태를 보면 한 가지 음식을 다량으로 먹는 것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 때문에 최근 출시하는 상품은 두 가지 이상을 섞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주류"라고 설명했다.
◆변하지 않을 트렌드 '반반 스타일'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반반 스타일'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업계에서 흔히 '베스트셀러'라고 불리는 상품들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도 있어서 반반식품 자체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D사의 '하프앤하프' 역시 두 가지 피자 모두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요구르트 제품도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전략에서 나왔다. 무슨 맛을 먹을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여러 개가 들어 있는 요구르트 한 팩을 한번에 사기엔 망설여진다. 왜냐하면 모두 같은 맛이어서 다양한 요구르트를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골라담기가 나왔다. 다양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식품 선택에서 이러한 소비자의 고민은 입맛이 다양하고 살아있는 한 계속될 것"이라며 "업체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잘 어울리는 식품끼리 한 세트로 묶어서 판매한다든지 혹은 새로운 조합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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