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 재테크] 국제 곡물가 급등이 국내물가에 미칠 영향

올해 하반기 들어 전 세계 주요 곡물가격이 일제히 상승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국제 밀 가격은 6월 초에 비해 약 50%, 옥수수와 콩은 각각 40%, 30% 상승했다. 곡물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수입국으로 곡물가격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곡물 가격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지, 이 때문에 우리나라 물가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이상 고온현상 등의 기상이변 때문이다. 특히 북미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수준인데, 이른바 '콘 벨트'라는 북미 중서부의 옥수수 경작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게 곡물 가격의 연쇄적 급등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의 곡물 생산량은 세계적으로 16.7%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도 가뭄과 폭염이 지속하였고 세계적인 이상기후 때문에 곡물 가격의 상승세를 더욱 가속화하는 큰 요인이 되었다.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전년대비 2.7% 정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실제로 '식량부족' 현상을 초래할 수준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는 7월 세계 곡물수급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옥수수의 수요 대비 재고 비율을 9.3%로 예측했다. 역사적인 평균 재고 수준에 비하면 낮지만, 하반기 남미의 재배 면적 증가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곡물가격 급등을 촉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곡물가격 급등의 또 다른 원인은 투기성 자금의 유입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곡물가격의 추세는 어떻게 될까? 녹색혁명과 바이오 디젤이라는 두 가지 제동요인이 있다. 먼저 녹색혁명은 질소비료의 공급 확대와 품종개량 등으로 곡물 수확량이 증가했다. 바이오 디젤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도 지난해 말에 완료되었다. 물론 곡물가격 상승의 제동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제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한 것은 농산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통화공급의 확대를 계기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미의 재배면적 증가 및 녹색혁명 등의 안정요인이 우세하긴 하지만, 단기적 상승 흐름은 지속할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곡물가격의 단기적 상승세가 지속한다면 우리 물가는 제한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최근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한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 흐름을 타서 곡물을 제외한 수입물가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수입에서 농산물 비중이 3.4%에 불과하다는 것도 곡물 가격의 급등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급등보다는 완만한 상승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정리'이홍섭기자

도움말'이흥식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골드클럽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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