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절기 혈압관리

춥고 기온 변동 심하면 혈압 상승…일정 체온 유지해야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아침저녁 온도 차가 커지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요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흔히 호흡기질환이나 피부병과 같은 환절기 질환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질환 역시 기온 변화에 따라 뇌졸중과 같은 2차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워 환절기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환절기 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신체의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갑작스런 혈압 상승을 견디지 못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졸중이나 협심증과 같은 심뇌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가 환절기에 급증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온 변동이 심한 환절기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한 고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다른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염려되는 환자라면, 혈압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특성과 함께 더 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떨어지는 기온, 올라가는 혈압

겨울은 여름보다 혈압이 높아진다. 이러한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는 일반 성인보다 노인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일반인보다 고혈압 환자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혈압이 높아지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에 의한 사망은 기온이 떨어지는 10월경부터 많이 증가하며, 이로 인한 급사의 빈도 역시 하루 중 체감온도가 가장 낮은 이른 아침 시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기온이 급변하는 요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 바로 '혈압변동성'(blood pressure variability)이다. 혈압변동성이란 하루 중 혈압이 변화하는 폭을 의미하는데, 외부의 급격한 기온 변화는 혈압변동성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이다.

문제는 혈압변동 폭이 커지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혈압은 개인의 활동, 심리 상태 등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혈압변동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커지게 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은 6배에서 최대 15배까지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을 반영하여 대한고혈압학회에서도 고혈압 치료에서 혈압강하와 함께 단기변동성 감소를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구심내과 박의현 원장은 "환절기에 나타나는 극심한 일교차는 혈압변동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라면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해 혈압변동 폭을 줄일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고혈압 환자가 아니더라도 기온 변화에 따라 갑작스럽게 혈압 상승이 일어나는 돌발성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은 고혈압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혈압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일정한 외부 온도 유지=환절기 혈압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교차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여벌의 옷을 준비하여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를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에게 아침 운동은 호흡을 통해 들어온 차가운 공기가 직접적으로 체내를 자극하여 혈압을 급증시킬 수 있으므로 지양하는 것이 좋다.

▷바른 생활습관이 혈압 건강의 시작=환절기 혈압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 건강 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함께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 규칙적인 생활패턴 유지 등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위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고혈압 발병 위험을 50%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고혈압은 평소 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나타나는 '생활의 병'으로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치료의 시작이자 완성이라 할 수 있다.

▷반감기가 긴 치료제로 혈압변동성 관리=평균 혈압뿐만 아니라 변동성 조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환절기에는 반감기가 긴 고혈압 치료제가 효과적이다. 암로디핀으로 대표되는 칼슘채널차단제는 반감기가 길어 신체에서 오랜 시간 작용함으로써 하루 한 번 투약만으로도 장시간 혈압과 변동성 관리가 가능하다.

박의현 원장은 "칼슘채널차단제인 암로디핀의 경우, 35시간에서 최대 50시간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혈압변동성 조절에 효과적인 약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연구를 통해서도 칼슘채널차단제 계열이 다른 약제에 비해 수축기 혈압 변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이것은 뇌졸중 발생 예방 효과와 직결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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