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대구경북은 없다."
대구경북이 대선 선거전에서 '소외 지역'이 되고 있다.
여야 후보가 전략 요충지인 광주(호남)와 부산(경남)은 교차 방문에 나서며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형식적인 방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경쟁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 공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두 후보는 '1박 2일' 일정도 마다하지 않는 등 호남 파고들기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두 후보가 단 한 차례씩만 대구를 잠시 들렀다 휑하니 떠난 것과는 비교되는 행보다.
문 후보는 8일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다시 찾았다. 이달 4일 전북 익산을 찾은 이후 나흘 만에 재방문한 것이다. 문 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는 지난달 중순 이후 호남을 '내 집 드나들 듯' 하고 있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단일화 회동 이후 문 후보가 호남을 처음으로 찾은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호남의 바닥 민심을 잡지 않고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에서 텃밭 공략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제의를 광주에서 발표한 안 후보의 '호남 사랑'도 마찬가지다. 출마 선언 후 호남을 첫 방문했던 안 후보는 2차 전국 순회의 시작점을 또다시 호남으로 맞췄다. 4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으며, 5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는 문 후보에게 '단일화 회동'을 전격 제의하는 등 '중요한 행보는 호남에서'를 선전하며 호남 끌어안기에 적극적이다.
안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도 고향 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김 교수는 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난데 이어 8일엔 호남을 직접 찾아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교수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행보는 부산경남에 맞춰지고 있다. 박 후보는 9일 부산을 찾아 조선기자재협동화단지, 자갈치시장, 게임산업 채용박람회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달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뒤 한 달여 만으로, 이날부터 시작하는 '2차 국민행복투어' 형식의 지방 방문 첫 지역으로 부산을 선택한 것이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부산 출신의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40%대에 달하는 등 부산경남 민심이 심상찮아 박 후보의 관심이 이쪽 지역에 모두 쏠려 있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부산 방문에서 '부산 북항 재개발, 해양수산부 부산 유치' 등의 굵직한 지역 공약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부산경남, 호남, 충청권이 부각되면서 대선 주자들의 발길이 그쪽으로만 쏠려 대구경북은 소외되고 있다"며 "역대 대선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지역민들이 한 번쯤 곱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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