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8일 제주시의 다음 커뮤니케이션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파천황(破天荒)의 경제학 이론을 내놓았다.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긴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만들어야 성장이 된다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작동한다면 확실한 노벨상감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성장과 고용의 방정식이 성립된 예는 없었으니까.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생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즉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생산 둔화, 높아졌다는 것은 생산 증가를 뜻한다. 그리고 생산이 늘어나면 고용은 증가하고 생산이 줄면 고용 역시 둔화된다. 이 같은 생산과 고용의 순차(順次)는 불가역적(不可逆的)이다. 고용이 덜 수반된 성장은 있어도 그 역으로 성장 없이 고용을 창출할 수는 없다.
그런데 문 후보는 그 역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디에 그런 경제 이론이 있는지 듣도 보도 못한 얘기다. 하지만 경제는 이론대로 굴러가지 않으니 실제 그런 사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 후보는 그런 실례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런 사례는 없다. 그래서 '일자리 만들기를 통한 성장'은 문 후보의 상상력의 소산이거나 표를 얻기 위한 말의 성찬이란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
문 후보의 '이론'을 증명하는 방법은 딱 하나 있다. 문 후보가 공언한 대로 큰 정부를 만들어 공무원을 늘리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민간 부문에서 거둬들인 세금으로 유지되는,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일자리다. 이는 그리스가 보여주듯 고용 지표만 좋게 보이게 할 뿐 국민경제를 골병들게 하는 길이다. 표가 아무리 급해도 '듣보잡' 경제 이론으로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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