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오버하지 마!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가 하나 있다.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유머인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나니 다시 유행하고 있다. 제목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이유'다.

'미국인들은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하자 이를 '클린'하게 '턴' 시키기 위해 '클린턴' 대통령을 뽑았다. 그러나 클린턴이 잇따라 섹스 스캔들을 일으키자 남자의 거시기가 부실한 '조지 부시'를 후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조지 부시'의 유일한 관심은 전쟁이었던 만큼 이라크를 '조지고' 아프가니스탄을 '부시고' 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미국인들은 조지 부시의 행동에 '버락' 화를 내면서 절대로 '오바'하지 않을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랑거리가 포용과 관용의 리더십이라는 점에서 재기가 번뜩이는 유머다. 여기에서 사소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은 '오바'라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바'는 영어 '오버'(over)의 잘못된 표현이다. '오바'라고 말하면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오버'라고 하려면 혀끝을 한번 감아줘야 하니 발음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오버'는 영어에서 전치사여서 따로 쓰이지 않으니 전형적인 한국식 영어다. '오버'면 어떻고 '오바'면 어떤가. 상대적으로 발음이 불분명한 경상도 사람에게는 '오바'가 훨씬 편하고 정감이 있다.

'오버'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한국 사회는 '오버'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모든 분야에서 행동 과잉, 발언 과잉, 표현 과잉을 일삼는 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오버'가 좋은 결론으로 끝날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주위를 해치고 국가를 멍들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단적인 예다. 현직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다소 '오버'한 행동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는데 '천황 사죄'까지 운운하다가 쓸데없이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오버하지 마'라는 비판을 듣고도 남을 만한 행보였다.

세 명의 대통령 후보가 각축을 벌이면서 저마다 내놓고 있는 공약도 그러하다. 수십조 원이 넘는 복지'교육 공약을 남발하고 있으니 당선 후에는 어떤 비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약을 지키면 나라 곳간이 빌 것이고, 지키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이 될 게 뻔하다. 이들에게도 '오버하지 마'라는 경고장을 줘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이라는 옛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