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맥 못춘 사자, 아시아시리즈 예선 탈락 '수모'

아시아 시리즈 A조 경기

아시아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대만리그 챔피언 라미고 몽키즈에 패해 대회 2연패 꿈을 접었다.

삼성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라미고와의 아시아시리즈 A조 경기에서 무기력한 공격력과 엉성한 수비에 발목이 잡히며 라미고에 0대3으로 패했다.

1패를 떠안은 삼성은 라미고가 2승을 거둬 10일 중국 차이나스타즈와의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예선 탈락했다. 라미고는 전신 라뉴 베어스 시절인 2006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을 3대2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6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랐다.

이날 삼성은 공수 양면에서 라미고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타선은 라미고 선발투수 마이클 로리에 꽁꽁 묶여 3안타 빈타에 허덕였고, 탄탄함을 자랑하던 수비도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삼성 배영수와 라미고 로리의 팽팽한 선발 힘겨루기는 4회, 배영수가 선두타자로 나선 라미고 린홍위에게 1점 홈런을 맞으며 깨졌다. 배영수는 3회 볼넷과 실책,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몰린 만루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4회 린홍위에게 139㎞ 밋밋한 직구를 던지다 일격을 당했다.

0대1로 끌려가던 7회에는 수비실책 뒤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두 번째 투수 심창민이 선두타자 스즈웨이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다음 타자 후앙하오란의 1루수 옆 타구를 이승엽이 잡아 1루 베이스로 뛰어들던 심창민에게 토스한 게 뒤로 빠지며 순식간에 무사 2, 3루 상황이 됐다. 삼성은 왼손타자 잔즈야오를 막으려 왼손투수 권혁을 투입했으나 추가 2실점했다.

삼성 타선은 로리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다소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삼성 타자들은 각이 예리한 로리의 커브에도 타이밍을 놓치며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9회까지 로리를 상대로 뽑은 안타는 겨우 3개. 삼진 11개를 당하며 로리에게 꽁꽁 묶였다.

류중일 감독은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야구팬들에게 죄송하다. 한국시리즈 끝나고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같다. 실책도 나왔지만 무엇보다 상대 팀 선발 투수 공략에 실패한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B조에서 7회 터진 대타 아베 신노스케의 결승타에 힘입어 퍼스 히트(호주)에 7대1로 역전승했다. 전날 한국 대표 롯데 자이언츠에 1대6으로 패한 퍼스는 2패를 당하고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퍼스 히트의 초청선수로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한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은 2년 만에 밟은 고국무대가 낯설었는지 1대4로 패색이 짙은 8회에 등판,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채 3점(1자책점)을 내줬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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