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후보 '룰의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종합 공약집을 함께 발표한 11일 단일화 룰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두 후보는 이를 위한 단일화 방식 협의팀을 양측에서 3명씩 구성해 12일부터 가동키로 했다.
룰 협상 개시는 안 후보의 제안에 문 후보가 화답하면서 이뤄졌다고 양측 대변인이 전했다. 안 후보는 11일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방법도 함께 논의하자"고 했다. 직후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전화를 해 '단일화 방식 협의팀' 구성을 제안했고, 문 후보가 전격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측은 새정치 공동선언 실무팀과 별도로 경제복지정책팀과 통일외교안보정책팀도 가동하기로 했다.
그동안 미적대던 안 후보가 단일화 룰 협상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안 후보의 생각을 협상 초기에 민주당에 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또 후보 등록일(11월 25, 26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룰 협상을 마냥 늦출 수 없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양 진영이 서로에게 유리한 경선 관철을 위해 협상을 늦춘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두 진영의 단일화 룰 협상이 시작되면서 테이블에 앉을 '대표선수'가 누군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이해에 직결된 상황이어서 새정치 공동선언 실무팀과는 달리 전략에 밝고 후보의 의중을 잘 짚는 인사가 전면에 나섰다. 문 후보 측에서는 박영선'윤호중'김기식 의원이 확정됐다. 안 후보 측은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을 임명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권 단일화 논의에 대해 '민생을 돌보지 않는 그들만의 쇼'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1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대선이 한 달여 남았는데 누가 링에 올라올지 모른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고 야권의 단일화 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단일화는 결국 '문통안총'(문재인 대통령-안철수 국무총리) 조건부 단일화"라면서 "하고많은 민생과 국정과제를 다 팽개치고 권력분점을 가장 먼저 챙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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