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까다로운 수능·뚝 떨어진 점수…중상위권 수험생 대혼란

예상보다 10∼20점 하락, 정시보다 수시에 승부 등 입시 전략 변경 골

대구시 진학지도협의회와 매일신문 공동 주최로 10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대구시 진학지도협의회와 매일신문 공동 주최로 10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3학년도 대학 입시 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문가의 입시 전략을 듣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8일 수능을 치른 대륜고 인문계열 3학년 A군은 가채점 결과가 나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군의 점수는 평소보다 10점이나 떨어진 340점 후반(400점 만점 기준). A군의 모의평가 성적은 평균 2등급, 내신성적은 3등급 초반으로 성균관대, 경희대, 경북대 진학을 목표로 했는데 입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판이다.

"반 아이들 상당수가 평소보다 10점 이상 점수가 떨어졌대요. 시험이 너무 어려웠나 봐요. 수도권 대학을 목표로 했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지 걱정이 돼요. 일단 경북대 AAT(대학진학적성검사) 준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수능성적이 안 좋으니 수시모집에서 승부를 봐야죠."

올해 수능이 작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한 수험생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수리와 외국어 영역이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특히 평소보다 점수가 떨어진 중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입시 전략을 새로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화여고 자연계열 B양의 가채점 결과는 360점 후반. 모의평가 때보다 점수가 10여 점 떨어졌다. 당초 걱정했던 수리영역은 잘 치렀지만 외국어영역에서 예상보다 점수를 많이 잃었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 수시모집에 원서를 냈지만 내심 정시모집을 노리고 있었는데 계획이 어긋났다.

"수능 점수가 잘나오면 수시 논술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논술에 그다지 자신이 없었지만 주말 동안(10~11일) 경희대, 중앙대 논술시험을 치렀어요. 다가오는 주말에는 한양대 논술시험도 치러갈 예정이에요. 정시에 합격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

대곡고 인문계열인 C군은 가채점 점수는 평소 모의평가 때보다 약 20점 떨어진 320점대 중반.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수리, 외국어영역에서 한 등급씩 하락해 각각 4, 3등급 수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시로 경북대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걱정이 큽니다. 일단 경북대 AAT는 치겠지만 수시 2차 원서도 쓸지, 아니면 정시에서 목표를 낮출지 고민이에요."

능인고 자연계열 D군의 평소 모의평가 점수는 350점 내외.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는 10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D군은 한양대와 경북대에 수시 원서를 낸 상태. "수리 가형은 생각보다 쉬워 평소보다 점수가 좀 더 나왔는데 외국어영역이 어려워 점수가 확 떨어졌어요. 정시로 한양대에 가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18일 한양대 논술시험을 잘 쳐야 할 텐데…."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가채점 점수가 예상보다 낮다 해도 포기하기엔 이르고 남은 입시 일정을 고려해 입시 전략을 세밀하게 세울 것을 조언하고 있다.

능인고 이수열 교사는 "수능이 다소 어려웠다지만 재수생과 고3 최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모의평가 때와 큰 차이가 없고 중상위권 학생들이 타격을 받은 것 같다"며 "점수가 기대 이하인 학생들은 가배치기준표와 남은 입시 일정을 고려해 입시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현여고 정의성 교사는 "원점수보다는 표준점수, 등급 등이 중요한데 이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수험생 다수가 수능 때보다 점수가 떨어졌다고 하니 실망하지 말고 남은 입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