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현대 공존…스고이데스네∼"…日 파워블로거 대구 방문

옛 구암서원서 한복 체험, 드라마 촬영지·약령시 등 대구 구석구석 둘러봐

일본 파워블로거 초청 대구관광 팸투어가 진행된 9일 오후 대구 중구 옛 구암서원을 방문한 일본인들이 한복 체험을 하며 양반 걸음걸이를 배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일본 파워블로거 초청 대구관광 팸투어가 진행된 9일 오후 대구 중구 옛 구암서원을 방문한 일본인들이 한복 체험을 하며 양반 걸음걸이를 배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옛 구암서원. 방 안에서 일본인들이 한복을 입고 있었다. 옷고름을 맬 줄 몰라 쩔쩔매더니 결국 각양각색으로 모양을 내 묶었다. 처음 입어보는 한복이 어색한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나가오카 히로미(25'여'오사카) 씨는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한복을 실제로 입어보니 어렵다"고 했다.

한복 체험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 4개 지역에서 온 대구홍보단 15명. 이들은 대구시가 일본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협력단과 함께 초청한 일본의 파워블로거들이다. 대구 곳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이야깃거리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대구 관광지에 대한 입소문을 내기로 한 것. 이들은 2박 3일 동안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드라마 '사랑비' 촬영지와 옛 구암서원, 방짜유기박물관, 녹동서원 등 대구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이날 옛 구암서원에서는 한복을 입고 큰절을 배우고 다도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남바 시카(31'여'도쿄) 씨는 "한복 입고 절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들을 실제로 해보니 재미있다"며 "다음에 대구에 올 때는 숙박체험과 떡메치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약령시한의약박물관을 찾은 이들은 "스고이데스네"(대단해요)를 외쳐댔다. 하야시 시카코(31'여'고베) 씨는 "도심 속에 현대식 건물과 서양식 근대 건축물, 옛 골목들 틈에 숨어 있는 오래된 건물까지 함께 뒤섞여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놀라워했다.

시츠요 사사키(51'여'도쿄) 씨는 "여러 한약재가 섞여 있어서 그런지 특이한 냄새가 난다. 한약을 달이는 모습 등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모습인데 실제로 보니 재미있다"고 했다.

약령시를 나와 향한 곳은 드라마 '사랑비'의 촬영지인 약전식당과 동성로의 불칸호프. 약전식당은 드라마 주인공 장근석의 하숙집으로 나온 곳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멍게비빔밥과 나물무침, 회무침을 먹었다.

일본 파워블로거들은 배를 채우고 호프집으로 가는 길에 동성로의 밤 풍경을 보고 신기해했다. 15명 중 대부분은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대구는 첫 방문이다. 이들에게 대구는 도시보다는 시골이라는 이미지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 후지오카 리사(26'여'고베) 씨는 "대구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사과와 미인이 많은 도시라는 것과 시골이라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젊은이들이 즐기며 놀 수 있는 공간이 아주 많다"고 했다.

대구 관광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요시 유키(53'여'후쿠오카) 씨는 "많은 일본인들이 부산과 서울이 아닌 새로운 관광지를 찾고 있지만 선뜻 대구로 발걸음을 옮기기는 어려워한다"며 "15번째 한국을 찾았지만 대구는 교통, 숙박편에 대한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어 찾아올 엄두를 못 냈다"고 했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김병두 과장은 "파워블로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대구를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파워블로거들에게도 일본 관광객들이 대구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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