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고 경희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들이 10, 11일 수시 논술고사를 치렀다. 이제 고려대, 한양대, 아주대, 숙명여대 등이 이달 17, 18일 논술고사를 치른다. 이미 수능 이전에 치른 논술고사가 예년보다 다소 쉬워졌다고 하지만 수능 위주로 공부해 온 수험생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특히 올해는 논술의 비중이 60~80%를 차지하는 우선선발의 비중을 늘린 대학이 상당하고, 입학사정관제 선발인원이 증가하는 등 논'구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논'구술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이라면 중하위권 대학에서 주로 실시하는 적성검사도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논술고사 대비 전략
▷대학별 예시'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하자
논술은 수능과 달리 대학에서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학생을 뽑는 시험이다. 따라서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문제와 평가항목을 구성한다. 정확한 채점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논술의 특성상 과거에는 이러한 학교별 경향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대학이 원하는 논술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상당수의 학교에서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으므로 최근 2, 3년간의 기출문제를 활용해 지원 대학의 경향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논술도 시험이다. 문제에 충실하자
논술을 막연하게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논술도 채점을 필요로 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여느 시험만큼이나 요구 조건이 명확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논술이 포함된 전형의 모집인원과 지원자 수가 증가하면서 논술고사의 채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채점의 객관성과 편이성을 위해 대학별로 논술문제가 어느 정도 규격화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학들의 입시설명회나 논술설명회의 동영상 및 입시자료를 보면 출제 의도에 부합하는 답안 작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빠짐없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출제 의도가 집약되어 있는 논술문제의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뒷받침한다.
▷따로 또 같이, 제시문의 관계성을 이해하자
최근 논술고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의 비중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강조되고 있는 것은 서로 다른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분석 능력이다. 이는 단독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를 평가하는 요약형 문제의 비중이 감소하고, 제시문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비교형 문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통계나 그래프, 사진, 그림, 도형 등 다양한 형식의 자료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는 문항도 빈번하게 출제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국문 제시문에 비해 체감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함께 연관되는 제시문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제시문의 관계성을 긴밀하게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화려한 포장보다 알찬 내용물에 신경 쓰자
논술은 상당한 기간의 훈련을 요하는 장기적인 공부이다. 하지만 지식을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내는 시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랜 시간 동안 배경지식 습득과 쓰기 훈련만 반복한다고 해서 고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고등 학교의 교과 수준에 부합하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취지에 따라 제시문의 난이도가 교과서 수준으로 쉬워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제시문의 단순 이해가 고득점의 요인이 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수능 이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급한 마음에 학원을 찾는다. 그런데 짧은 시간 동안 논술 실력의 변화를 보여야 하는 학원에서는 내용이 아니라 형식을 강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득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해력, 논증력, 사고력과 같은 논술의 본질적인 평가 요소를 함께 향상시켜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유형별 접근법에 끼워 맞추기 식으로 논술을 공부할 경우 학원에서 배운 논술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논술의 마무리는 쓰기와 첨삭
논술은 최종적으로 글을 통해 평가받는 시험이다. 따라서 아무리 완벽한 답안을 머릿속으로 구상하더라도 이를 글로 제시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시험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쓰기 훈련이 중요한 이유이다. 2시간 30분이 대세였던 2011년과 달리 2012년부터 대부분 대학의 논술고사 제한 시간이 대부분 2시간으로 축소됐다. 올해는 100분으로 시간을 더 축소한 대학도 있다. 제한 시간에 맞춰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쓰기만큼 중요한 것이 첨삭이다. 일반적인 시험과 달리 논술은 정답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다. 대학별 논술 경향과 출제의도를 이해하고 첨삭해 줄 수 있는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영어 제시문, 겁내지 말자
영어 제시문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상당하다. 심지어 학생의 성적을 고려할 때 유리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제시문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재 논술고사에서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고 있는 대학은 제한적이며 난이도도 상당히 평이한 편이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영어 제시문과 함께 국문 제시문이 제시되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성을 통해 결정적인 독해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본고사에 가까운 높은 수준의 독해력을 요구하거나 수능의 외국어영역과 같이 독해의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계열별 논술고사 출제 전망
자연계의 경우 기본적으로 교과과정의 수학과 과학 실력이 논술에 그대로 반영되는 만큼 학교의 교과수업과 수능 준비를 통해 기본적인 준비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고 객관식이 아니라 해결과정까지 써야 하는 주관식 서술형 시험이므로 기출문제를 통한 답안 작성 연습이 병행돼야 한다.
인문계는 자연계와 달리 언어영역의 지문 독해와 사회탐구 공부가 논술 준비에 어느 정도 도움은 주지만 논리적인 글쓰기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논술 전형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학습 시간의 일부를 논술에 할애하고 기출문제를 활용해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좋다.
암기과목과는 달리 벼락치기로 실력이 금세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적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계 논술은 자신이 쓴 글을 학교 선생님을 통해 첨삭을 받아 수정'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 친구들이 쓴 글과 서로 비교해보고 장단점을 파악해 보는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면접'구술고사
면접은 크게 기본소양면접, 심층면접, 일반면접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소양면접은 서류전형의 보조적 검증 자료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를 기초 자료로 삼아 학생의 신상, 인성가치관 등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 심층면접은 지원한 전공분야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제시문이나 문제를 미리 제시하고 현장에서 추가질문과 보충질문을 통해 학생의 논리 과정을 평가한다. 일반면접은 앞의 두 형식을 합친 형태인 경우가 많다.
면접 대비를 위해선 학생들의 면접 후기를 살펴 구체적인 경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성, 전공, 시사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적성검사 대비 방법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신과 수능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적성검사는 노력에 의한 성취도보다 향후 잠재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다수의 객관식 문항을 풀이하는 형태로 출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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