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고3 인문계, 지난해보다 9∼10점 떨어져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올해 수능 시험은 까다로웠다. '물수능' 논란을 빚었던 작년 수능과 달리 변별력 논란이 사라졌다. 수험생들로서는 기쁜 소식이 아니다. 당장 원점수가 떨어진 학생들의 한숨소리가 깊다. 수리 나형과 외국어의 원점수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요동칠 전망이다. 가채점 결과 수리와 외국어에서 평소보다 10여 점 떨어졌다는 수험생이 부지기수다. 반면 쉬웠던 언어에선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게 됐다. 입시업체들이 전하는 올해 수능 가채점 결과를 정리한다.

◆까다로워진 올해 수능

8일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외국어영역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문과생이 본 수리'나'형도 외국어영역 못지않게 점수 하락폭이 큰 가운데 외국어영역과 수리'나'의 표준점수가 정시모집에서 중상위권 학생의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쉬웠던 언어영역에서는 등급을 구분하는 성적 구간이 촘촘해 2점짜리 1문제 이상만 틀리면 2등급, 2, 3문제 이상 틀리면 3등급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외국어'수리'나', 변별력 주도=메가스터디가 지난 9일 수험생 5만2천여 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영역별 1등급 컷은 원점수 기준 언어 98점, 수리'가' 92점, 수리'나' 92점, 외국어 92점으로 추정됐다. 대성학원은 표준점수 기준 1등급 컷을 언어 124점, 수리'가' 131점, 수리'나' 137점, 외국어 132점으로 예상했다.

외국어는 특히 1∼3등급 중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작년 수능 외국어 만점자가 2.67%에 달할 정도로 쉬워 문제 1, 2개 차이로 1등급 여부가 갈린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작년은 1등급 컷과 2등급 컷이 각각 97점과 94점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올해는 메가스터디 추정 92점과 84점으로 8점 격차가 벌어져 상위권 변별력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문과생이 치른 수리'나'도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 상위권 등급 컷이 떨어졌다. 작년 수리'나'는 만점자 비율이 0.97%로 주요 영역 중 유일하게 출제 당국의 난이도 목표치인 1% 내외를 달성했다.

올해 1등급 컷은 메가스터디 추정 원점수 기준 92점으로 작년(96점)보다 4점 떨어졌고 2'3등급 컷도 6점과 5점씩 내려갔다. 대성학원이 추정한 표준점수 기준 1등급 컷은 137점으로 외국어(132점), 수리'가'(131점), 언어(124점)에 비해 월등히 높아 어려운 시험이었던 것이 확인됐다.

▷수리'가''언어 작년보다 쉬워=이과생이 본 수리'가'는 어려웠던 작년 수능 때(만점자 비율 0.31%)보다 조금 쉬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1등급 컷은 메가스터디 추정 92점으로 작년 89점보다 3점 상승하고, 2등급과 3등급 컷도 각각 84점과 76점으로 2점씩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좋은 점수를 올린 학생이 많아지며 1등급 컷과 2등급 컷은 메가스터디 기준 올해 각각 98점과 95점으로 작년보다 각각 4점과 7점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3점 문제 하나만 틀리면 2등급으로 추락하게 돼 수능 등급을 자격 기준으로 사용하는 수시모집 지원자들에게는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정시모집에서는 표준점수 급간이 좁아 최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인기학과, 원점수 390점대 이상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최상위권 인기학과(인문계열 기준)에 지원하려면 수능 원점수 기준으로 390점대 이상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성학원, 비상에듀, 유웨이중앙, 이투스청솔, 종로학원, 진학사 등 입시 전문학원들이 서울시내 주요대학 11곳의 예상 합격점수(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하려면 392~396점을 받아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예상 합격선은 390~396점, 자유전공학부는 391~394점으로 서울대 주요 학과에 합격하려면 390점대를 넘겨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계열은 의학계열이 여전히 최고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작년과 합격선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입시전문가들은 최상위권을 제외한 다른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4,5점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수능에서는 문과생이 본 수리 나형과 외국어 영역이 변별력 있게 출제돼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입시업체 메가스터디는 수험생 5만2천437명이 가채점한 결과를 토대로 영역별 1등급 컷이 언어와 수리 '가'형은 작년보다 각각 4점, 3점 오르고 수리'나'형과 외국어는 4점, 5점씩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외국어 영역은 2~3등급 컷이 지난해보다 10~12점 내려가 중상위권의 등급 컷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대구진협, 문과 학생 9~10점 낮아져

대구 고3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도 전국 수험생과 대체로 비슷하다.

대구시진학지도협의회(이하 대구진협)가 대구 일반계고 3학년생 2만4천여 명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데 따르면 자연계열 수험생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반면 인문계열 수험생은 작년보다 9~10점가량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영역별로는 올해 쉽게 출제된 언어의 원점수 평균이 77점으로 작년 70.1점에 비해 7점 정도 올랐다.

수리'가'는 59.5점으로 작년 60.1점에 비해 0.6점, 난이도가 높았던 수리'나'는 50.3점으로 작년 55.8점에 비해 5.5점이나 내려갔다.

특히 외국어는 61.4점으로 작년 68.9점에 비해 7.5점이나 떨어지면서 3개 영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탐구의 경우 사회탐구(2개 과목)에서 평균 원점수가 6.4점 내려갔고 과학탐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구진협은 대구 고3 수험생들의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언어 2%, 수리'가''나' 0.7%, 외국어 0.5%로 추정했다.

대구 고3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한 대학'학과별 지원가능 점수는 10일부터 대구진협 홈페이지(www.daegujihak.or.kr) 소개돼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실제 전형에서는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 백분위가 반영되고 대학 전형별로 반영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가채점을 기본으로 한 예상 합격점수를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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