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安, 상견례 끝나자마자 세부 협의 돌입

단일화 룰 협상, 캠프내 강경파 격돌…만만찮은 기싸움 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이 단일화 룰 협상에 나설 '선수' 명단을 확정하고 13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 후보 측 단일화방식협의팀에 이름을 올린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윤호중'김기식 의원과 안 후보 측 협상팀인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상견례를 하고 본격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양측 협상팀은 두 후보가 합의한 후보 등록일(11월 25, 26일) 이전에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시일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이날 상견례가 끝나자마자 바로 세부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측 모두 협의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걸림돌도 많다. 우선 협상팀 선수들의 구성에서 양측의 엇갈린 생각들이 엿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문 후보가 현역 의원들을 내세운 반면 안 후보는 민주당에 몸담은 인사들을 배제하고 배지를 단 적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양측의 협상팀이 캠프 내에서 강경파라는 부분도 협상의 난항을 예고하고 있는 점이다.

한 야권 인사는 "안 후보 측에서 민주당 출신의 박선숙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캠프 내 강경파 인사들로 채워졌다"며 "게다가 양측의 이해득실이 엇갈려 새 정치 공동선언문 작성도 미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단일화 룰 협상도 만만찮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두 후보가 "내가 단일후보 적임"이라고 본심을 드러내는데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의 설문을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어 단일화 룰 협상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안 후보는 12일 부산대 초청강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이기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동의할 것"이라며 '대(對)박근혜 경쟁력'이 있는 자신을 부각시키면서 '이기는 후보론'을 강조했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도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국민의 의사가 잘 반영될 방법을 써야 한다"며 "여론조사뿐 아니라 많은 국민의 말씀도 안 후보가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의 단일화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단일화 기준에 대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물론 누가 더 새 정부를 잘 이끌 것이냐를 봐야 한다"고 했다.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어제와 그제 거의 모든 조사에서 제가 아주 좋은 약진된 결과들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단일화 합의 이후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안정감과 대선 후보 적합도에 국민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문 후보가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 문 후보의 '야권 후보 적합도'를 높게 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양측 경제'복지 정책팀은 문 후보 측에서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과 김수현 미래캠프 지원단장, 안 후보 측에선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과 홍종호 서울대 교수가 임명됐다. 통일'외교'안보 정책팀은 문 후보 측에서 김기정 남북경제연합위원과 홍익표 소통2본부 부본부장, 안 후보 측에서는 이한호 전 공군 참모총장과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이 임명됐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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