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주년인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막을 내렸다. 여러 장소에서 부대 행사가 있었지만, 메인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다섯 작품이었다. 작품 숫자로는 다소 초라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장르 특성과 적은 행사비를 고려하면 평작은 거두었다. 올해 가장 큰 수확은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바그너 작품의 공연이다. 독일 칼스루에 극장이 제작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가 대형인 바그너 오페라를 공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 공연은 바그너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일반 관객에게도 신선한 감동이었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 첫 번째는 방향성 문제다. 대구오페라축제의 중요한 방향성 중 하나는 축제를 통한 대구 오페라의 활성화다. 그러나 올해는 지역 민간 오페라단 작품이 한 편도 없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작품은 있었지만, 이 두 단체는 제작비 전부를 지원받는 것이어서 민간 오페라단의 사정과는 전혀 다르다. 축제가 지역 오페라단에 대한 외면으로 나타나선 안 된다. 이 축제가 시작되고 나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오페라단과 제작 편수가 오히려 줄었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작에 대한 지원은 당연하지만, 짧은 시간에 제작한 작품을 무리하게 무대에 올릴 필요는 없다. 창작 작품을 한 편 올린다는 외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지원 체계를 갖춰 앞으로 훌륭한 작품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오페라가 종합예술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이런 점에서 40명 정도의 오케스트라 규모로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 축제가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 상품이 되려면 참여국 숫자가 늘어나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음악적 성과와 지역 오페라의 발전에 목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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