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임대 아파트인 포항 환호해맞이그린빌 2단지(포항시 북구 환호동'이하 환호해맞이)가 일반 분양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시공사인 LH공사와 주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시세대로 가격을 책정해 분양하겠다"는 LH의 입장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반년이 지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립은 아파트 임대 기간이 끝난 지난 8월 초부터 불거졌다. 2007년 6월 당초 5년 기간 임대 아파트로 분양됐던 환호해맞이는 지난 7월 30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LH는 계약 만료에 앞서 6, 7월 동안 감정평가를 실시했고 주변 시세를 반영해 평균 1억600여만원이란 분양가격을 8월 초 공개했다.
이에 주민들은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이의서와 탄원서 등을 제기하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서민들을 위해 지어진 임대 주택이 시세 차익을 노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비대위 이석도 위원장은 "주변 시세대로라면 처음 지어질 때 8천여만원 정도였던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이렇게 치솟을 수 있느냐. 결국 투기꾼들과 LH의 장삿속이 갈 곳 없는 서민들을 울리고 있는 셈"이라며 "공영 주택만이라도 투기에서 자유롭게 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주민들의 끈질긴 주장이 받아들여져 LH는 지난 8월 17일 분양 전환 연기 및 2차 감정평가 실시를 결정했다. 당시 LH는 포항시에 감정평가 실시 업체 선정을 위탁했고 이달 8일 업체 선정이 마무리됐지만 주민들과 LH공사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감정이 다시 진행된다고 해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만큼의 분양가격 하락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환호해맞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환호해맞이 1단지 조성에 이어 2단지 조성이 진행되면서 지역 전체의 상권이 활성화되는 등 시세가 과거보다 많이 올랐다. LH가 서민층 지원을 위해 특단의 결정을 하지 않는 한 1억원 안팎의 감정가격이 또다시 책정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포항시 건축과 주택계 최재준 담당은 "규정상 감정은 20일 이내에서 30일까지 진행하도록 돼 있다. 아마 다음 달에는 재감정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저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는 임대주택의 특성상 사정이 딱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면서 "LH공사에 '주민들의 사정을 고려해달라'는 협조공문을 수차례 보냈지만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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