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軍기밀 줄줄 새나간 건 아닐까?

CIA 국장 불륜 스캔들 이어 아프간 주둔 사령관도 의혹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불륜으로 사임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사령관 존 앨런 사령관도 젊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앨런 사령관은 퍼트레이어스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후임 사령관이다. 특히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미군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뿐 아니라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파문이 쉽게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앨런 사령관의 불륜 상대는 퍼트레이어스의 불륜 상대인 폴라 브로드웰(40)로부터 수차례 질투 섞인 협박 이메일을 받은 뒤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한 '제3의 여성'인 질 켈리(37)로 밝혀졌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13일 "FBI가 앨런 사령관의 '부적절한 행동' 혐의를 통보해 와 국방부가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앨런 사령관이 플로리다 탬파에 거주하는 켈리와 2010년부터 현재까지 2만~3만쪽의 문서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켈리는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와 맥딜 공군기지에서 공식 직함 없이 군과 지역사회 간의 연락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 관리는 앨런 사령관이 현재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지만, 문제의 문서들에 앨런 사령관과 켈리 사이의 개인적 내용이나 군 기밀이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앨런 사령관은 지난해 7월 퍼트레이어스 후임으로 아프간 주둔 사령관으로 임명됐고, 내년에 유럽사령부 사령관으로 전보가 예정돼 있다. 패네타 장관은 "이번 일과 관련해 내년으로 예정됐던 앨런 사령관의 유럽사령부 사령관 전보가 보류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이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앨런 사령관의 직무가 정지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혐의가 인정되면) 앨런 사령관에게 연방 형법이 아닌 군법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앨런 사령관을 여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앨런 장군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고, 그가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 사령관의 거취와 관련, 카니 대변인은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문의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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