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선 주자들, 일본 전철 밟지 않을 큰 그림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한국이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포린폴리시는 지난 12일 '일본이 되는가-한국의 기적은 이게 끝?'이란 기사에서 "한국은 경제성장 엔진이 커진 일본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다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일본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런 경고는 포린폴리시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이후 한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주요국 중 최저인 1.0%로 떨어진다고 했다. 사실상 성장 정지다. 지난 2005년 "2025년에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3위가 될 수 있다"고 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한국의 운은 그때까지라고 한 바 있다. 2025년 이후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그렇게도 경계했던 '중진국의 함정'을 피하지 못하고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게 된다는 섬뜩한 경고다. 그렇다고 우리의 운명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포린폴리시는 "그나마 이웃(일본)의 실패에서 배울 기회가 있는 게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아직은 우리에게 시간이 있다는 얘기다. 그 사이 우리는 신속한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과연 우리 대선 주자들은 이를 위한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가.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선심성 공약만 남발하고 있을 뿐 미래의 한국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하다못해 내년도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리겠다는 말조차 없다. 이렇게 목표가 없으니 경제 운용 계획이란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경제 공약도 개별적으로 산재한 잡탕 수준에 그치고 심지어 사안별로 상충되기까지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앞으로 5년을 맡겨야 한다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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