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문화를 입다…음악당·까페 짓고 미술·전시관 갖춰

직원 만족감 높고 회사 홍보도 쑥쑥

한옥을 개조해 만든 임직원용 식당 경복정.(케이비원)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카페와 체험장.(하늘호수) 한 건물에 카페와 전시관, 세미나장 등을 모두 갖춘 영도다움전시관.(영도벨벳) 직원 교육과 각종 문화행사가 가능한 소공연장 사야홀.(태창철강) (위에서부터)
한옥을 개조해 만든 임직원용 식당 경복정.(케이비원)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카페와 체험장.(하늘호수) 한 건물에 카페와 전시관, 세미나장 등을 모두 갖춘 영도다움전시관.(영도벨벳) 직원 교육과 각종 문화행사가 가능한 소공연장 사야홀.(태창철강) (위에서부터)

'기업이 카페를 품고, 문화를 입었다.'

대구경북 지역 제조업체들이 문화와 만나고 있다. 공장 주변에 정원과 카페를 만들어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공장 내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직원 문화체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문화 시설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올리고 고객을 그러모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끌어낸다.

◆기업, 문화와 만나다

문화를 입은 제조업체 중 대표적인 곳은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태창철강. 본사 공장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평가받는다. 반듯한 모양의 일반 공장 건물과는 달리 조금은 독특하고 삐뚤어진 듯한 모습이다. 외관의 화려한 조명과 조경설계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했다.

한상철 이사는 "건물 설계에서부터 성서산단의 랜드마크로 만들려 노력했다"며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건물 내'외부에는 각종 예술작품들이 즐비하고 문화갤러리에는 오너가 직접 찍은 사진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에는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인 '사야홀'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워크숍과 판소리,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일터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면 직원들에게는 휴식이 되고 생산성도 향상된다"며 "직원 식당도 정원처럼 꾸며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태창철강이 건물 내에 문화공간이 있다면 별도로 카페와 전시관을 갖춘 회사도 있다. 벨벳 제품을 생산하는 영도벨벳은 올 1월 세계 최초로 벨벳전문전시관인 '영도다움전시관'을 대구 중구 삼덕2가에 열었다.

연면적 1천56㎡(320평) 규모의 영도다움전시관은 지하 1층은 벨벳체험 및 교육장, 1'2층은 패션액세서리, 의류, 조명, 벽지 등 다양한 벨벳 제품을 테마별로 선보이고 있다. 3층 갤러리는 지역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1층에는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갖췄다. 영도벨벳 류병선 대표는 "전시관이 지역섬유산업의 관광명소로 관광객 유치와 한국섬유를 알리는 역할을 하도록 전시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삼보모터스는 미술을 전공했던 이재하 대표 경력에 맞게 회사 본사 내에 작은 미술관을 만들었다.

◆기업 홍보 효과도 커

이처럼 기업들이 공장내 공연장과 정원, 멋스러운 카페를 만드는 것은 바이어 접대와 기업 이미지 홍보 등에도 도움이 되는 등 여러 이점이 있어서다.

산업용품 유통 전문 회사인 ㈜케이비원은 본사 옆에 '경복정'이라는 한옥주택을 마련, 임직원들의 식사공간과 워크숍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경복정은 132㎡(40평)로 작지만 해외 바이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맛볼 수 있게 해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김정도 대표는 "회사를 찾는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항상 경복정을 소개한다"며 "한결같이 한국적 운치가 느껴진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 화장품을 만드는 하늘호수는 팔공산 자락에 회사를 만들어 깨끗한 자연의 이미지를 기업과 연결시켰다. 하늘호수는 주변 환경과 조화되게 사옥을 지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회사제품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본사에는 전통차 카페가 있어 손님들이 한방차를 즐기면서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하늘호수 제품은 특히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일본 관광객들은 본사 한쪽에서 한방비누만들기 체험장도 만들었다.

하늘호수 서미자 대표는 "본사 건물을 고즈넉한 분위기의 전통차 카페 형태로 꾸몄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며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을 위해 만든 비누만들기 체험장도 매달 200~300여 명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강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제조업 공장이 획일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정원과 문화공간 등을 갖추면 직원이 휴식을 취하며 생산성을 올리고,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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