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편의점이 급격히 늘어난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출혈경쟁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편의점은 지난 5년 사이 32.3% 증가했다. 2007년 527곳이었던 편의점은 해마다 늘어 2008년 555곳, 2009년 559곳, 2010년 662곳, 2011년에는 697곳으로 늘었다.
편의점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추세다. 2011년 전국 편의점은 총 2만1천221개로 2010년(1만6천937개)에 비해 크게(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의 점포당 매출액은 감소하고 있다.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2006년 5억원에서 2008년 5억2천만원까지 늘었다가 2011년에는 4억7천800만원으로 줄었다.
이런데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편의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현대백화점 대구점 주변에는 백화점을 둘러싸고 5개의 편의점이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직원과 반월당 역세권 유동인구에 대한 상권 기대감으로 웬만한 편의점 브랜드는 모두 들어선 것.
하지만 편의점 점주들은 기대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 이용 고객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지하철을 타고 내려 지하로 백화점에 들어가기 때문에 편의점 손님의 대부분은 현대백화점 직원이다.
한 편의점 사장은 "손님의 90% 이상이 현대백화점 직원으로 백화점 직원을 5곳의 편의점이 나눠먹기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손님을 서로 끌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한 편의점의 경우 주차공간을 흡연실로 불법 개조해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백화점은 금연 건물이기 때문에 흡연자인 직원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입해 흡연한다는 점을 고려해 흡연실을 만든 것.
인근의 다른 편의점 사장은 "1년에 300여만원에 이르는 과태료를 내고도 흡연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흡연실을 갖출 수 없는 다른 편의점들은 속절없이 손님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범어지구대 뒷편 골목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곳에는 골목 안에 4개의 편의점이 들어섰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과 대출로 편의점을 차렸다는 한 점주는 "장사가 조금 된다 싶으니 여기저기 편의점이 들어서 매출이 예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며 "앞으로 몇 개월을 버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걱정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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