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열 재수생 A군은 이번 입시에서 지난해 고배를 마셨던 서강대 경영학부와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재도전한다. A군의 수능 가채점 결과는 380점대 후반. 쉽게 출제돼 '물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10여 점 올라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가채점 결과와 가배치기준표를 맞춰 보니 정시모집으로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겠더군요. 덕분에 지난 주말 두 대학의 논술시험을 치를 때도 마음이 편안했어요."
이달 8일 치러진 2013학년도 수능시험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재수생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점수가 5~10점씩 떨어졌다는 고3 수험생들과 달리 재수생 중에는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거나 좀 더 오른 이들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인문계열 재수생 B양의 지난해 수능 점수는 360점대 후반. 이번 시험이 까다로웠음에도 가채점 결과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이달 17일 경북대 수시 대학진학적성검사(AAT)가 치러지지만 B양은 응시하지 않을 작정이다. 정시에서도 원하던 경북대 영어교육학과에 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착실히 준비한 터라 성적이 지난해보다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아쉬워요.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이 어려웠거든요. 그래도 고3들처럼 점수가 떨어지지 않아 다행이죠."
자연계열 재수생인 C군은 가채점 결과 380점대 초반으로 지난해(370점대 중반)보다 점수가 조금 올랐다. 가채점 점수를 보곤 남은 수시 일정을 포기하고 정시에서 의대 진학을 노려볼 생각이다. "서강대 등에 원서를 냈는데 가채점 결과를 보니 정시로도 갈 수 있겠더라고요. 정시에서 원래 가고 싶었던 의대에 원서를 내 볼 계획입니다. 수도권은 힘들더라도 지역 의대에 지원하면 될 것 같아요."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도 재수생들이 고3 수험생에 비해 대체로 수능을 잘 치렀다고 했다. 그는 "학원의 한 학급을 대상으로 지난해와 이번 수능 성적 등급을 비교해보니 언어와 수리영역에서 1~3등급씩 오른 학생이 많았다"고 했다.
각 고교 진학부장 교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능인고 이수열 교사는 "연락이 닿는 졸업생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거나 올랐다고 했다"며 "점수가 떨어졌다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은 고3들과 대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남산고 이상욱 교사는 "비슷한 성적대인 고3과 재수생을 비교했을 때 이번 수능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재수생들은 평소 자신의 성적대로 가채점 결과가 나온 경우가 많다"며 "수능 변별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이어서 재수생 강세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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