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사금융 피해 고통 "이제 끝∼"

회사원 K(44'포항시 대도동) 씨는 대부업체로부터 400만원을 빌렸다가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K씨는 22개월 동안 24만원씩 꼬박꼬박 돈을 갚았고 원금과 이자로 528만원이나 돌려줬다. 하지만 빚을 다 갚았다며 마음을 놓고 있던 K씨에게 난데없이 금융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대부업체 측이 원금과 이자 등 138만원이 연체됐다며 K씨를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해버린 것.

당황한 K씨가 찾은 곳은 포항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였다. 센터 측은 대출 상환기간을 착각한 K씨와 대부업체 모두 잘못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양측이 절반씩 부담하도록 중재했다. 또 K씨에게 저리로 변제금인 68만원을 빌려줬다. K씨는 "센터 덕분에 불법 사금융의 굴레에서 벗어나 온전한 금융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포항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가 불법 사금융에 고통받는 서민들의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6월 금융감독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본부, 경북신용보증재단 동부지점, 신용회복위원회, 포스코 미소금융 등 5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의 문을 열었다.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는 불법 사금융 피해에 대한 상담'신고 접수는 물론, 고금리인 사금융을 이용하는 서민들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곳에서는 바꿔드림론과 미소금융, 햇살론, 낙동강론, 희망드림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종합적으로 취급하고 있어 서민들이 여러 기관을 찾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가 개소 이후 4개월간 접수 및 처리한 상담 건수는 810건에 이른다. 이곳에서 지원한 소액 즉시 대출은 31건, 1억1천만원 규모다. 특히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대출로 전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은 158건에 취급액이 15억3천900만원에 이르렀다. 불법 사금융에 따른 피해 신고 1건을 처리하기도 했다.

대부업체에서 2천900만원을 연 금리 39.0%로 대출받았던 자영업자 G(50'포항시 장성동) 씨도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덕분에 고금리 부담에서 벗어났다. G씨가 대부업체에 내야 할 돈은 이자만 매월 95만원에 달했지만, 전환대출을 하면서 연 11.0%, 월 26만원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며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으면서도 불법사채업자의 폭언과 협박이 두려워 속앓이를 하고 있는 서민층이 있다면 하루빨리 센터를 통해 삶의 새 희망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54)270-5601~3.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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