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상비약 13개 품목 편의점 판매 첫날…곳곳서 보완점

진열공간 없고 약품도 부족, 판매자 교육 안받은 곳도…

약사법 개정으로 15일부터 편의점에서도 감기약,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다. 이날 대구 시내의 한 편의점인 CU통신거리점 직원이 약품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약사법 개정으로 15일부터 편의점에서도 감기약,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다. 이날 대구 시내의 한 편의점인 CU통신거리점 직원이 약품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5일 오전 6시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편의점. 출입문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편의점에 들어서자 상품 진열대에 상비약이 진열돼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부터 편의점 판매를 허용한 상비약들이었다. 보건복지부는 13개 품목을 지정해 11개 품목을 우선 판매하기로 했지만 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은 6개뿐이었다. 편의점 점주는 "오후에 나머지 약이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라며 "판매자 교육을 수료했지만 일반 상품이 아닌 약을 판매하는 것이 낯설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있는 또 다른 편의점. 보건복지부에 판매처로 등록된 편의점이었지만 약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상비약이 있느냐고 묻자, 점주는 "진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약품을 비치하지 못했다"면서 "창고에 보관하고 있으니 원하는 약을 찾아봐주겠다"고 답했다.

15일 편의점에서 감기약'소화제'진통제 등 가정상비약 판매가 시작됐지만 대구시내 상당수 편의점은 약품 판매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였다.

주문한 약품이 도착하지 않아 판매를 하지 못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종업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도 많았다. 판매자로 등록해 놓은 한 편의점에 약품 보유 여부를 문의하자 '자양강장제는 판매한다'며 이른 오전에 약국도 아닌 편의점에서 약을 찾는 것을 의아해하는 종업원도 있었다.

이날부터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약은 타이레놀, 어린이 부루펜시럽 등 해열진통제 5개 품목, 베아제 등 소화제 4개 품목, 판콜에이내복액 등 감기약 2개 품목, 파스 2개 품목 등 모두 13가지다. 다만 소화제 훼스탈골드와 진통제 타이레놀 160mg은 포장공정과 생산라인 재정비가 아직 끝나지 않아 각각 다음 달과 내년 2월 이후부터 판매한다.

편의점 상비약은 오남용을 막기 위해 1일분씩만 판매하며, 만 12세 미만 또는 초등학생은 구입할 수 없다.

모든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연중무휴로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가운데 판매자 교육을 수료하고 위해의약품을 차단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구시 보건과에 따르면 대구시내 편의점 가운데 판매자 교육을 수료한 편의점은 720여 개이며, 14일 현재 판매 등록한 편의점은 475개이다. 상비약을 판매하지 않는 편의점도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비약 판매 편의점을 검색할 수 있도록 했지만 대구의 경우 북'수성'달서구와 달성군만 검색할 수 있는 등 홍보도 부족한 상태다.

이혜정(31'여'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판매 등록한 일부 편의점에서만 약을 살 수 있다고 해서 편의점을 일일이 찾아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외출 시에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상비약 판매 편의점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현재 보건복지부를 통해 검색되지 않는 편의점도 대구시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등록된 편의점이 약품을 구비하는 이번 주말까지 소방본부와 연계해 119에서도 안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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