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3 입담, 또다른 승부처 TV토론

朴 1대 多 협공 불보듯, 文 어눌한 말투 사투리 약점, 安 내용 없어도

대선 주자들이 TV토론회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대선 투표 결과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TV토론회가 대선 고지의 또 다른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표정, 어투, 억양, 패션, 예절, 임기응변, 가치관 등이 총체적으로 유권자에게 각인되는 시간이어서 더욱 그렇다.

'1대 多' 구도에서 협공당할 가능성이 가장 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로선 위기이자 기회다. 수많은 창을 막아낸다면 굳이 공세에 나서지 않아도 가장 좋은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여러 차례 TV토론을 펼친 바 있다. 내공이 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외교'안보'통일, 정치, 경제, 사회'복지,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준비된 대통령감'임을 호소하면 된다. 박 후보 측은 진영 당 정책위의장이자 선대위 행복추진위 부위원장에게 TV토론 총괄팀장을 맡겼다. '정책'으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박 후보가 얼마나 '마인드 컨트롤'하느냐다. 과거사나 가족'친인척 문제 등 박 후보의 트라우마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때 박 후보에게서 국민이 어떤 모습을 볼 것이냐가 관건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미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10여 차례 TV토론에 나섰다. 짧은 시간 안에 다른 후보와 비교해 카메라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경험이 가장 많다. 성격이 차분한데다 이미 경선 TV토론회에서 '절대 화를 내지 않는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실향민 가정에서 자란 서민 출신이지만 지난 정부에서 국정운영의 가장 근거리에 있었던 한 사람임을 내세우면 유권자 설득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로 '친근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보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치아를 10개나 뽑으면서 나타난 어눌한 말투나 부산 사투리, 말을 오래 하면 입술 옆으로 침이 고이는 약점도 있다. 율사 출신이어서 감성적이라기보다 논리적이다. 앵커 출신인 신경민 미디어단장이 돕고 있지만 얼마나 대중적인 호소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2002년, 2007년 선거 때 활동한 경험자 10여 명을 중심으로 TV토론팀을 꾸려 분야별 예상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TV토론에 가장 들어맞는 인물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란 평가가 있다. 차분한 말투에다 부산 출신이지만 사투리가 적다. 원고가 필요치 않을 만큼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별 내용이 아니지만 안 후보가 이야기하면 그럴듯해 보인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안 후보는 이달 13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를 빌려 문 후보 대역을 둔 상태에서 TV 토론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안 후보는 참신성을 강조하면서 박'문 두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점을 강조코자 한다. 안 후보는 캠프 전략을 맡은 김윤재 미국 변호사를 중심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TV토론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방송토론위가 주관하는 대통령 선거 토론회에 참가 자격이 있는 후보는 ▷국회에 5인 이상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 추천 후보자 ▷직전 대통령'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3% 이상 득표율을 올린 정당 추천 후보자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다. 박'문'안 후보 외에도 심상정 진보정의당(의석 수 7)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석 수 6)도 참여할 수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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