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 2%…범어동 '부유층 만의 리그'

신혼·젊은층 진입 장벽

최근 10년간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이 2%에 그쳐 20, 30대 젊은 층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수성구 범어동 일대는 평균 매매'전세가가 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다 10여 년간 대형 아파트만 공급돼 자본이 달리는 신혼부부나 젊은 층의 진입이 가로막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범어동은 대구의 금융, 의료, 상업 중심지인데다 교육 인프라까지 잘 갖춰져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고 중'대형 평형대 위주여서 젊은 층의 범어동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범어동에서 젊은 중산층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규모는 분양 면적 66~99㎡이지만 10년간 전체 공급물량(7천476가구)의 2%(109가구)에 그치고 있다. 특히 66㎡ 미만은 아예 없다. 중산층이 선호하는 99~132㎡ 평형도 25%(2천48가구) 수준이다.

반면 198㎡ 이상 대형은 전체 공급물량의 73%를 차지하는 등 평형별 양극화가 극심하다. 이는 같은 기간 대구 전체의 분양 트렌드와도 다른 양상이다. 지난 10년간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 면적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대형 분양 비율이 높지만 중'소형 공급량도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6㎡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3%대로 적지만 99~132㎡ 미만은 51%, 99㎡ 미만도 20% 선이다. 특히 132㎡ 미만이 71%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비싼 아파트 가격도 범어동의 진입장벽을 두텁게 하고 있다. 범어동의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933만원으로 대구 평균 592만원보다 훨씬 높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범어동 일대에 앞으로도 중'대형 위주로 아파트의 공급이 이어진다면 젊은 층은 진입할 수 없는 '부유층만의 리그'가 가속화될 것"이라며"부동산 양극화는 곧 사회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범어동 일대에 중'소형 아파트 공급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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