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안상규벌꿀 '봉란옥'

입에 착붙는 '찜'요리…알싸하면서 담백'쫄깃

음식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얼굴이다. 화려함, 소박함, 깔끔함, 구수함, 감칠맛 등 음식의 맛과 멋이 다양한 이유다. 음식점을 방문한 손님들이 꼭 주인의 얼굴 보기를 원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안상규벌꿀 안상규 대표는 "적어도 사람이 먹는 것에 대해 장난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며 "봉란옥은 시골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곳"이라고 추천한다.

봉란옥은 찜 전문집이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서 수년 동안 영업을 하며 맛으로 소문난 집이다. 얼마 전 시지지구로 옮겨와 안상규벌꿀 시지점 뒤 아파트 밀집 지역 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봉란옥 음식에 대한 평가는 '편안한 분위기와 집에서 먹는 밥처럼 익숙함'이다. 손님이 많은 음식점의 특징은 주인의 친절함과 편안한 분위기, 음식재료에 대한 신뢰감이 필수다.

봉란옥 이순자 사장은 "맛을 내는 특별한 음식 솜씨보다는 평소 집에서 먹는 밥처럼 정성을 들여 손님상을 차릴 뿐"이라고 말한다. 음식의 맛은 주인의 손맛에 좌우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음식재료다. 매운맛 음식을 만드는 봉란옥은 꼭 영양고추만을 사용한다. 가장 좋은 음식재료를 써야 한다는 주인의 기본 방침 때문이다.

이 사장에게 영양고추와의 인연은 특별하다. "식당을 하기 전 성당 교우들과 함께 영양에서 고추 따는 일손돕기를 하다가 '이 정도의 고추 품질이라면 최고의 음식 맛을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평소 음식을 만드는 일을 좋아하던 터라 성당 교우들의 권유로 영양고추로 매력적인 매운맛을 내는 '찜' 요리 식당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기본 반찬도 잡채, 가지와 애호박 무침, 물김치 등 집에서 자주 해먹던 것들이다. 찜 전문집은 사실 찜 요리만 맛있다면 기본 반찬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 법. 그렇지만 이 식당에서는 소박한 맛에 이끌려 기본 반찬에 젓가락이 저절로 간다. 자리에 앉으면 금방 구운 따끈한 부추전이 나온다. 입맛을 돋워준다.

곧 흑태찜이 등장한다. 큰 쟁반에 붉은 양념이 선명한 찜 요리를 보는 순간, 입안에 군침이 확 돈다. 큼지막한 감자와 각종 채소가 양념 속에 잘 스며들어 있다. 흑태와 양념을 앞 접시에 덜어 한 입 맛보는 순간, 알싸한 매운맛과 부드러운 흑태살의 촉감이 입안에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선사한다. 처음엔 약간 매운맛이 감돌지만, 곧 그 맛에 익숙해진다. 약간 쫄깃하면서 고소한 흑태의 맛은 일품이다. 이 사장은 "손님들이 흑태찜은 물론 나막스찜과 해물찜도 많이 찾는다"며 맛보인다.

안 대표는 "눈으로 보는 맛부터 시작하여 음식의 향과 맛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음식 마니아의 자세"라며 "영양고추의 특성을 잘 살린 흑태찜도 특별하지만 나막스찜은 오돌오돌하게 씹는 맛이 일품"이라고 평가한다.

음식 마니아인 이상현 부장은 "음식이라면 가리는 법이 없지만, 육류보다는 해물종류와 토속 음식을 즐긴다"며 "이 식당에는 평소 집에서 먹는 듯 정감이 가는 음식이 많아 자주 찾게 된다"고 밝힌다.

최희선 실장도 "우선 사무실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흑태찜 맛이 매력적이어서 종종 들른다"고 말한다. 또 "특히 흑태만으로 요리하면 약간 느끼한 맛이 날 수 있어 대구 목살을 함께 넣어 담백하면서도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이 집의 비법"이라고 평가한다.

박혜영 팀장은 "평소 양식과 육식을 즐기지만 매운맛이 생각날 때는 흑태찜과 콩나물이 듬뿍 든 해물찜을 먹기 위해 이 집을 찾는다"고 말한다.

해물찜은 약간 칼칼하지만, 많이 맵지 않고 주꾸미 등 해물이 콩나물과 어울려 시원한 바닷냄새를 풍긴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났지만, 단체손님 등이 잇따른다. 이전을 한 지 겨우 한 달 정도지만 맛집으로 소문이 난 듯하다. 흑태찜은 2만5천원(소)'3만5천원(중)'4만5천원(대), 나막스찜과 해물찜은 각각 2만5천원(소)'3만3천원(중)'4만원(대)이다. 점심특선은 청국장 7천원, 칼국수 4천원이다. 주소는 대구 수성구 시지로 3길 48-3이다. 예약은 053)766-9730.

##추천메뉴-바지락 칼국수

황금동에 있을 때 흑태찜과 칼국수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칼국수의 맛은 역시 맛국물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렸다.

요즘은 다양한 맛을 내는 칼국수 집이 많다.

봉란옥은 바지락 칼국수를 자랑한다. 이 집의 칼국수는 버섯과 채소, 해물을 넣어 우려낸 맛국물에다 바지락과 애호박을 넣어 시원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풍성하게 얹은 김 가루와 부추는 감칠맛을 더해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뜨끈하게 한 그릇 하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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