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직 토크] 롤링스톤즈(상)

50년간 악동·마초 이미지…아직도 현역

'배철수의 음악캠프' 시그널 음악(Satisfaction:Vienna Symphonic Orchestra 연주), 1980년대 후반, 남성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던 미국 드라마 '머나먼 정글'(원제:Tour of Duty)의 타이틀 음악(Paint It Black), 앤디 워홀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진 빨간 입술 로고(사실은 John Pasche의 작품), 그리고 유일하게 비틀스와 라이벌로 여겨졌던 밴드. 한국에서도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 팀은 눈치채셨겠지만 롤링스톤즈(The Rolling Stones)다.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밴드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롤링스톤즈는 현재진행형이다. 그것도 무려 50년이나 마초와 악동의 이미지로 대중들을 대하고 있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샤인 어 라이트, 2007'은 롤링스톤즈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가진 '빅 비거 뱅 투어'의 뉴욕 공연을 영상에 담았다. 이미 우드스톡 페스티벌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던 마틴 스콜세지는 자신이 반드시 영상에 담아야 할 음악 영웅으로 롤링스톤즈를 주저 없이 선정했다. 다큐멘터리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촬영감독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총 16대의 카메라와 50만피트의 필름을 이용해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롤링스톤즈는 1962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이래 최고의 밴드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가 밴드 결성 50주년이 되는 해인데 아직 생생하게 활동하는 현역이니 징그러울 정도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소싯적 히트곡 우려먹는 그렇고 그런 밴드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공연장을 찾으면 입이 딱 벌어진다. 과연 이들이 고희를 앞둔 사람들이 맞을까 의심부터 들고 1943년생인 믹 재거의 움직임은 환상적이다. 오죽하면 싸이의 빌보드 1위 등극을 그렇게도 훼방 놓았던(?) 새까만 후배 밴드 마룬5가 믹 재거처럼 춤추라(Moves Like Jagger)고 했겠나.

신비하다고 할 정도로 오랫동안 록음악계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롤링스톤즈는 비틀스 이후 발빠르게 미국시장에 진출한 밴드다. 1964년 2월 7일, 비틀스가 미국의 JFK공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브리티시 인베이전은 같은 해 6월, 롤링스톤즈의 가세로 본격화된다. 하지만 비틀스와 롤링스톤즈의 미국 진출은 모양새가 달랐는데 우선 비틀스는 미국 시장에서 히트곡을 가지고 있었고 롤링스톤즈는 무작정 미국으로 진출했다.

또 비틀스가 여성팬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했던 데 반해 롤링스톤즈는 외모며 음악이며 악동의 이미지를 풍겼다. 무모하게도 보인 미국 진출이었지만 비틀스 덕분이었는지 2집에 수록된 'Time Is On My Side'가 빌보드 싱글 차트 6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게 되고 1965년 공개된 앨범 'Out Of Our Heads'에 수록된 '(I Can't Get No) Satisfaction'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이후 이어지는 역사가 시작된다.

권오성(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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