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과이야기] 대구 사과에서 경북 사과로

수십년 산지 아성 경북, 재배 기술도 단연 최고

현재 대구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농가는 230여 가구를 헤아릴 정도다. 면적도 150여㏊로 감소했다. '능금아가씨 선발대회'도 없어졌다. 농촌진흥청 산하 대구사과연구소도 대구를 빼고 그냥 '사과시험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구가 이러는 사이 경북이 전국 최대 사과 집산지로 떠올랐다.

대구의 경우 동구 평광동과 내동 일대에서 230여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재배 면적(2011년)은 154㏊로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80년대 중반 600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줄었다.

반면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사과 재배 면적은 1만9천㏊. 대부분 청송과 문경, 안동, 영주, 봉화, 의성 등 경북 북부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안동이 2천914㏊로 가장 넓고 그 다음이 영주 2천631㏊, 청송 2천514㏊, 의성 2천317㏊, 문경 1천461㏊, 봉화 1천415㏊로 상위 5개 시'군 면적이 경북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경북도는 사과 재배 면적에 큰 변화는 없으나 저지대는 줄고 고지대는 증가하는 '제로 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천, 청도 지역의 재배지는 감소하는 반면 최북단에 위치한 봉화군은 재배 면적을 늘리고 있다. 주요 품종은 조생종인 쓰가루(아오리)와 중생종 홍로'양광, 만생종인 후지(부사)로, 후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사과 재배지 북상

지구 온난화로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온대 과일인 사과는 평균기온이 오른 탓에 전체적인 재배 면적이 감소 추세지만 강원도 등 고랭지에서의 재배 면적은 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5만㏊를 유지하던 재배 면적은 최근 3만㏊대로 떨어졌다. 특히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1992년 3만6천300여㏊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가 올해는 1만9천24㏊로 절반 이상 줄었다. 그러나 강원 지역은 사과 재배면적이 2007년 114㏊에서 올해 434㏊로 4배 정도 늘었다. 기온이 비교적 낮은 산지로 재배지가 이동한 것이다.

평창군의 재배 면적은 2006년 4.8㏊에서 올해 45㏊로 크게 늘면서 새로운 주산지로 부상했다. 나아가 이제 사과의 재배지는 충남 예산을 거쳐, 경기 북부 포천까지 북상했다. 20년 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2℃ 가까이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이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2040년께 1등급 사과는 강원도에서만 생산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군위군 소보면 소재) 김목종 장장은 "경북은 수십년 동안 전국 최고 사과 산지로 재배 기술 또한 최고"라면서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최고 품질 경북 사과' 명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사과 산업

세계의 사과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일정수준(연간 생산량 7천만t)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중국이 무섭게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3천100여만t으로 전체 44.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451여만t(6.3%), 일본 91여만t(1.3%), 우리나라가 49만4천t으로 0.7%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이탈리아'칠레'폴란드이며, 수입국은 러시아'영국'스페인'멕시코 등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