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바라본 대구국제오페라축제…아킴 토어발트 유럽극장협회장

적당한 맛보기 급급 전문성 부족…'대구 저력' 하나로 모아야

이번 제1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공연한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연출자 아킴 토어발트(칼스루에 전 극장장'유럽극장협회장) 씨가 본사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한 그의 감상과 여러가지 조언을 보내왔다. 그는 이번 축제 오페라대상 시상식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7년 전부터 칼스루에 국립극장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관계를 맺어 왔다. 전임 극장장을 맡았던 필자는 2005년부터 축제를 지켜볼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 2006년 '박쥐', 2007년 '극장 지배인'(소오페라), 2009년 '마탄의 사수', 2010년 발레 '한여름 밤의 꿈', 그리고 올해 10주년 기념 작품으로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을 공연했다. 그리고 대구 무대에 올려진 다른 여러 나라의 흥미로운 공연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방인의 시선에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제 선정의 개연성, 음악 양식의 중요도, 그리고 문화적 포커스의 방향, 또는 음악사의 양식 방향 등의 면에서 명확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적당히 맛보기에는 흥미로울 수 있겠으나, 국제적인 다른 무대와 비교해 볼 때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가 보기에 대구는 국제 관객과 언론을 유치하기 아주 좋은 동아시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축제에서 상연되는 공연의 질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는 문제다. 이번 축제에서도 해외초청작 가운데 성악적, 연출적인 면 모두에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연도 눈에 띄었다.

이제 10년을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발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 대구는 먼저 수중에 있는 힘을 하나로 묶어야만 한다. 축제조직위원회와 오페라하우스,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서로 연계해서 일을 할 때 더욱 강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오해가 없길 바란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지금껏 잘 해왔다. 다만 저의 국제적인 경험에 비추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조언을 곁들이고 싶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대구에는 전반적인 오페라를 잘 이끌 수 있는 이미 증명된 사람들이 있다. 또한 대구 문화의 미래에 비전을 가진 문화'정치 지도자들이 있다. 이것은 긍정적인 발전의 좋은 전제조건으로 해석된다.

아킴 토어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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