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계를 예술로 승화시킨 음악의 성인(聖人) 베토벤. 그의 오페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교향곡들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마스터클래식 세 번째 시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3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대구시향 제390회 정기연주회 '위대한 영혼, 베토벤'에서는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탐구한다.
곽승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이날 연주회의 막을 여는 곡은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의 초연 때 사용된 서곡으로, 초연 당시에는 오페라 '레오노레'로 발표되어 현재까지도 서곡은 '레오노레', 오페라는 '피델리오'로 불리고 있다. 베토벤은 이 오페라를 위해 총 네 개의 서곡을 썼으며 그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것은 제3번이지만 이번 연주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듣기 힘든 2번을 연주한다.
뒤를 잇는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2번이다. 베토벤의 새롭고 놀라운 시도가 돋보이는 곡으로, 이 작품이 만들어질 즈음 그의 귓병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태였다. 의사의 권고로 잠시 한적한 시골 마을로 요양을 떠났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그는 유서에 가까운 편지 두 통을 동생에게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베토벤은 절망에서 꽃을 피워내는 작곡가였다. 내면의 상처와 장애를 딛고 써내려간 '교향곡 제2번'은 부분적으로 비극적인 어둠이 드리워져 있지만 전반적으로 밝고 따뜻한 사랑과 희망이 느껴진다.
피날레 무대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일명 '황제'가 피아니스트 한동일 교수의 협연으로 연주된다. 이 작품이 완성된 1809년 오스트리아 빈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에게 점령당해 있던 시기로 베토벤은 전란 속에서 이 곡을 완성했다. '황제'라는 별칭에 걸맞게 이 곡에는 제왕의 기품과 당당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관현악의 연주가 피아노 독주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훗날 슈만과 브람스로 계승되는 '교향적 협주곡'(Symphonic Concerto) 형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곡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한동일은 한국을 빛낸 피아니스트 1세대의 대표주자다.
마에스트로 곽승은 "지금껏 수없이 많은 무대에서 베토벤의 곡을 연주해 왔지만 그의 작품은 매번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신비함이 있다"며 "이번 연주회에서 미처 보여드리지 못한 베토벤의 또 다른 걸작, 바이올린 협주곡은 다음 달에 있을 제391회 정기연주회에서 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석 1만5천원, B석 1만원. 문의 053)606-6313~4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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