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경제, 철강만으로 안된다

한은포항본부 경제체질 분석…2000년대 성장 한계 도달

포항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의료 등 서비스 중심의 신산업 성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경제계에서 제기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최근 '포항경제의 가치 사슬(Value Chain'타 지역과의 거래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 분석과 시사점'을 발표하고, 철강산업으로 집적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하루빨리 확산돼야 포스트 철강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권태현 차장은 "포항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성장세가 꺾이면서 철강 일변도의 산업에 대한 한계점을 드러냈다"며 "포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가치 사슬 분석을 통해 산업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1997년만 해도 전 세계 조강생산의 5.3%를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 등의 철강산업 성장으로 4% 수준까지 떨어졌다. 1985년 33.1%를 유지하던 포항지역의 1차 금속제품 생산능력도 당진과 광양 등의 공장신설 가속으로 지난해 24.9%까지 급락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철강의 위기로 포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가치 사슬 분석을 통해 포항은 타 지역의 생산을 크게 유발하지 못하는 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타 지역 성장을 이끌지 못하는 현 산업구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보다 큰 불황에 빠질 것을 우려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포항은 다른 지역 생산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전형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 자생력이 매우 약한 지역이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은 스스로 성장이 가능한 서비스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타 지역의 경제 영향이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보고서는 포항의 철강산업을 수송이나 장비, 선박 등과 연계해 영남권 전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포항의 철강산업이 주춤한다고 해서 높은 가치를 갖고 있는 철강에 대해 등한시 한다면 보다 큰 위기가 자초된다고 보고, 철강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산업 성장을 주문했다.

산업구조와 관련, 포항은 영남권의 운수 장비 및 기계 등의 생산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특히 건설 경기가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지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철강 등 기초소재 중심산업에서 이와 연관 효과가 높은 로봇, 교육, 의료(의과대학), 연구 등의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해야 포항의 산업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권 차장은 "포항의 산업구조는 타 지역에서 공헌을 많이 해줘야 하는 구조다. 타 지역의 경제활동에 크게 의존한 산업구조이다보니, 포항이 주력하고 있는 철강이 휘청거리면 산업전반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교육과 연구서비스 등 지식기반산업으로 주요 산업을 확대한다면 포항경제가 건강하게 체질개선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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