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바람직한 학교 담장 복원 사업

대구시교육청이 허물었던 학교 담장을 다시 쌓고 있다. 외부인 침입으로 말미암은 학교 내 범죄를 막기 위해서다. 2002년부터 허문 45개 초중고 담장을 지난해부터 복원해 이미 38개교를 끝마쳤고, 내년에는 남은 7개교를 마무리한다. 이 담장은 두꺼운 벽돌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펜스 형태다.

담장 허물기는 1990년대 중반, 대구에서 관공서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해 다른 시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전국으로 퍼져 나간 사업이었다. 2000년대 초에는 학교로 이어졌다. 학교 운동장을 주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는 모든 학교의 공원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허문 담장을 빌미로 학교 출입이 손쉬워지면서 외부인의 범죄에는 취약했다. 올해만 해도 대구시내 학교 내에서 일어난 외부인 범죄는 방화, 폭력 등 7건이다. 수업 중 소란이나 쓰레기 처리 문제로 학교가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교육청이 다시 학교 담장을 설치하는 것은 옳다. 학교 담장 허물기는 여러 측면에서 좋은 시도였지만, 각종 부작용으로부터 학교와 학생을 보호하는 후속 대책이 모자랐다.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학교 본연의 기능을 방해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학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펜스는 학교에 들어오는 외부인에게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한다. 또 바깥에서도 잘 보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가려진 담장 내부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감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학교 담장 복원 사업을 계기로 시민의식도 나아져야 한다. 학교에서의 각종 소란이나 음주, 흡연, 쓰레기 버리기 같은 일은 없어져야 한다. 또 범죄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다시 철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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