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대구경북 표심을 잡으려는 양 진영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안 후보 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고려대 교수)은 15일 경북대 학생회 초청 특강에서 "안철수를 선택한 게 아니라 안철수 현상이 상징하는 시대정신을 택한 것"이라며 "세상이 바뀌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대선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선 "1996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았던 때를 떠올리면 천지개벽"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 요즘 말을 다시 바꾸는 것을 보면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 캠프의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협상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협상은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며 "단순히 굿판만 벌이려 한다는 느낌"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중동의 자스민 혁명이 안철수 현상으로 이어졌다"며 "사회변화에 대한 책임감 대신 정권 교체에만 매달린다면 민주당과 안 후보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여론조사 응답률이 10% 수준에 불과한 만큼 (지지율) 숫자로 결정하는 단일화는 1+1이 1.5에 그칠 수 있다"며 "후보 간 담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과거와의 소통도 안 되고, 미래와의 소통도 안 되는데다 주변과의 소통도 없다"고 날을 세운 그는 안 후보에 대한 자발적 지지자 모임인 '영남 시민정책포럼' 창립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안 후보가 조만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구선거대책본부는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대비해 21일까지 범선대위 차원의 조직적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당원들에게 총력 활동을 호소하는 문자를 발송하는 것은 물론 전화'SNS를 통해 하루 100명을 접촉하자는 '1인 1일 100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주요 거리에 정책홍보 현수막을 집중 게시하고, '문풍지대' '문사모' '젠틀제인' 등 온라인 팬클럽을 중심으로 한 홍보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권의 단일화 협상에 대한 맹공을 이어갔다. 이날 대구를 찾은 이혜훈 최고위원은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부인 120여 명이 모인 대구시당 핵심 여성당원 교육에서 "양 측이 다투는 것은 예측된 상황"이라며 "정책을 두고 삐친 게 아니라 서로의 몫을 놓고 갈린 게 정치개혁이냐"라고 일갈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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