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독신주의자 英 엘리자베스 1세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왕이 될 처지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간통죄와 반역죄 누명을 쓰고 궁궐에서 쫓겨나자 부왕인 헨리 8세는 그녀를 홀대했고 공주의 직위마저 박탈했다. 왕위계승에서 제외된 것은 당연지사. 아버지 사후 이복형제들이 잇따라 왕이 되면서 그녀는 생명을 부지하기도 어려워 가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만사 새옹지마. 이복 언니인 메리 1세가 급서하자 적절한 혈통을 구하지 못한 왕실과 대신들은 그녀를 왕으로 추대했고 25세의 나이에 화려한 대관식을 치르며 즉위했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국가와 결혼했다'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 '처녀 여왕'으로 불렸다. 실제 일에만 열중한 그녀는 유럽의 후진국이었던 영국을 세계 최고 대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녀가 독신주의를 고집한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의 미움을 받아 사형당한 것과 최초의 정인인 시모어 제독이 왕의 허락 없이 공주에게 청혼했다가 처형당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

그녀는 연극을 무척 좋아해 직접 배우가 되기도 했다. 한 작가가 연기를 비방하자 귀를 자르고 종신형에 처하기도 했다. 1558년 오늘은 그녀가 즉위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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