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한국영화특선 '박수칠 때 떠나라'18일 오후 11시

강남의 최고급 호텔에서 미모의 A급 카피라이터가 칼에 찔려 살해된다. 현장에서는 휘발유 통을 들고 있다 현장에서 바로 검거된 의문의 용의자 김영훈(신하균 분)이 있다. 사건의 증거 확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수사팀들. 하지만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이는 한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바로 방송국의 촬영팀이다. 이들의 목적은 바로 수사의 생중계를 통해 '최대한의 시청률'을 뽑아내는 것.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범죄 없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의 하나로 허울좋은 '살인 사건의 수사 생중계'가 공중파를 타고 실황 중계되는 것이다. 이름하야 특집 생방송 "정유정 살해 사건,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를 통해 방송 스튜디오 내부엔 패널과 전문가, 방청객들의 식견이 오가고, CCTV로 연결된 현장 수사본부에서는 검사(차승원 분)와 용의자 간의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진다.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수사반장'의 계보를 잇는 수사극이지만 '범인을 잡느냐 마느냐'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살인 사건의 수사과정이 TV를 통해 생중계 된다는 발칙한 발상으로 영화를 풀어 나간다.

하지만 점점 수사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면서 50%에 육박하던 시청률도 곤두박질을 치며 수사쇼는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호텔 지배인, 벨보이와 주유원 등 증언자들이 늘어나면서 애초 범인을 김영훈으로 지목하던 수사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며 미스터리와 풍자, 유머에 가속도가 붙는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명장면은 초반 10분 동안 이어지는 둘 사이의 신랄하고 극적인 '심문(審問) 시퀀스'다.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전설의 검사와 만만치 않은 현장 용의자의 팽팽한 긴장 관계에서 심리 대결을 펼치는 두 배우의 연기가 압권으로 꼽힌다. 장진 감독은 1998년 코미디물 '기막힌 사내들'을 통해 본격적인 감독의 길에 들어선 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을 연출했다. 러닝타임 115분.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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