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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간] 대구 대표 이태수 시인 11번째 시집

침묵의 푸른 이랑/이태수 지음/민음사 펴냄

'어두워질수록 명징하게 울리는 풍경은 아마도 모든 걸 다 비워 내서 그런가 봅니다.'(시 '풍경'의 마지막 구절)

매일신문 문화부 기자, 문화부장, 논설주간 등으로 30여 년을 언론인으로 활약하면서 대구시인협회장을 맡는 등 대구를 대표하는 시인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해온 이태수 시인이 '침묵의 푸른 이랑'이라는 11번째 시집을 냈다. 그는 전통적인 서정시의 영역에서 꾸준히 자기 세계를 구축해오며, 이번에 진정한 시의 언어로 귀환하기 위해 '침묵'과 '내려놓음'에 천착했다.

20대 때인 1974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저자는 대학 시절에 '천마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첫 시집은 1979년에 나온 '그림자 그늘'이다. 이후 90년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 93년 '꿈속에 사닥다리', 95년 '그의 집은 둥글다', 97년 '안동시편', 99년 '내 마음의 풍란', 2004년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을 내면서 대구시문화상을 수상했고 86년에 동서문학상, 2000년에 카톨릭문학상, 2005년 천상병문학상, 대구예술대상 등 수상을 수상했다.

오생근 문학평론가(서울대 명예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의 언어를 동경하는 이태수의 시 세계는 화려한 말잔치와는 거리가 먼 침묵의 시학으로 요약된다"고 평했다.

이번 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제1부에는 '구름 한 채', '새벽 풍경-깨어나는 침묵', '달빛 속의 벽오동' 등, 제2부에는 '산다는 건 언제나', '꿈, 부질없는 꿈', '아, 아직도 나는' 등, 제3부에는 '가혹한 복음', '벚꽃 위의 눈꽃', '장마, 맑게 갠 하루' 등, 제4부에는 '다시 칩거', '따스한 골목길', '시간에게' 등이 실려있다. 이태수 시인의 성스러운 침묵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산물이 바로 이 시집이다. 144쪽, 8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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