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남자의 종말

남자의 종말/해나 로진 지음/배현'김수안 옮김/민음인 펴냄

해나 로진은 세상을 향해 과감한 직구를 날렸다. '남성의 종말'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에서부터 쓰레기통에 처박힌 남성의 구두를 핑크빛 하이힐이 짓밟고 있는 표지까지. 부제는 '여성의 지배가 시작된다'고 달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남녀 간 권력의 이동과 성 역할의 혁명적인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새로운 사회 질서의 재편을 주장한다.

사실 그의 주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이런 변화는 오래전부터 감지되고 있었고,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넘어 선 지 이미 오래이며, 일에 지쳐 연애하는 것을 잊어버린 '건어물녀'와 학력이 높고 사회적'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30, 40대 싱글족들을 일컫는 '골드미스'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제 여자들은 더 이상 남자들의 뒤만 쫓고 있지 않으며, 거의 모든 면에서 남자들을 결정적으로 앞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남성 우위 시대'란 단어는 이미 케케묵은 과거의 이미지로 전락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남성 우위의 시대가 어떻게 저물고 있는지, 그 자리를 여자들이 어떻게 차지해 가고 있는지를 통계 자료 및 인물 인터뷰, 현장 취재 등 다방면에서 취합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통해 철저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여성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데는 '유연성'이 큰 몫을 했다"고 밝힌다. 20세기 여성은 관습적인 기준을 거부하고 남성들의 자리를 대체하는데 기꺼이 뛰어든 반면 남성들은 이전 생활방식을 고수하다가 여성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이제 남성들도 사라져가는 유물인 가부장적 형태에 매달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닐까. 148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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