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한필원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건축학자 한필원은 7년 전부터 '오래된 도시'에 주목했다. 도시가 이제 양적 성장을 멈추고 질적 발전을 지향해야 할 시기에 도래했다고 본 저자는 그 해답을 오래된 도시 곳곳에서 발견한다. 7년간 역사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현장에서 자신만의 답사를 진행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저자는 역사가 긴 도시, 걸어다닐 수 있는 작은 도심부를 지닌 도시, 현대도시로서의 매력과 잠재력을 지닌 도시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9개 도시를 선정했다. 곡선의 강과 직선의 중앙로가 교차하는 밀양, 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 통영, 막다른 골목이 살아 있는 양반도시 안동, 봄을 간직한 물의 도시 춘천, 휴머니즘을 간직한 상업도시 안성, 외래 풍경을 안고 있는 오래된 포구도시 강경, 예(藝)와 무(武)라는 두 개의 문화 바퀴로 도시를 움직이는 충주, 한옥의 전통을 간직한 전주, 천년 고도 나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특히 '골목'이라는 공간에 주목한다. 도시의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면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거주의 장소로, 도시생활이 빚어내는 고유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이 책은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막다른 골목길'을 우리나라 도시 공간의 특징으로 살펴본다. 골목 덕분에 도시는 좀 더 아늑하고 내밀한 습성을 지니고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거듭난다.
지금은 잊힌 오래된 유물이나 마을의 전설을 찾아나서기도 하고, 우연히 들른 막다른 골목에서 한옥과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도 한다. 저자는 단순히 도시를 방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미래 도시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건축학자로서 제언을 잊지 않는다. 384쪽, 2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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