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앙로 차없는 거리, 내년부터 시범운영

주말·휴일 매달 한차례…상인 "상권 더 죽을까 걱정"

#. 미국 뉴욕의 상징 '타임스퀘어'광장. 뉴욕시는 지난 2009년 타임스퀘어 광장과 이어지는 브로드웨이 42~47번가 다섯 블록의 차로를 막아 보행자 광장을 확대했다. 이후 타임스퀘어는 뉴욕을 걷는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의 쉼터이자 심장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 대한민국 서울의 중심도로 '세종로'. 서울시는 18일 오전 7시~오후 7시 세종로 550m 구간(광화문삼거리~세종로네거리) 6차로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차가 사라진 자리에는 재활용 나눔장터, 농부시장(직거래장터) 등과 함께 다양한 문화 공연이 어우러져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세종로 차량 통행금지는 지난 9월 23일 이후 두 번째로, 서울시는 두 차례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다음 달 '세종로 보행전용 거리'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국내외에 걸쳐 '보행 전용 거리' 조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대구역네거리)에 대한 '차 없는 거리' 지정을 추진한다.

대구 도심을 동서로 양분하는 중앙로를 매주 또는 매달(주말 또는 휴일) 정기적으로 시민에게 개방해 문화'쇼핑'관광을 연계하는 아시아 대표 문화발신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주변 상가 및 운전자의 반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로를 차 없는 거리로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 중 '중앙로 차 없는 거리'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및 연구 용역 발주에 들어가 3년간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늦어도 2015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일단 주말 또는 휴일을 이용해 매달 한 차례씩 시범 개방하고, 운영 결과에 따라 매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반월당~대구역네거리 1㎞ 전체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되, 대구역네거리~경상감영네거리부터 먼저 추진한 뒤 반월당까지 단계별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 2010년 이후 매년 컬러풀 페스티벌 기간 중 '중앙로 차 없는 거리'를 부분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는 중앙로 개방을 매주 또는 매달로 확대해 보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과 유치에 나설 경우 아시아 대표 문화발신기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도심 골목투어나 동성로 쇼핑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로 주변 미활용 건물을 매입하고 리모델링해 거점화 공간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 도심에는 광장이 없다.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지정을 통해 광장 문화를 조성하고 대구 전체에 활력을 주는 열린 공간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주변 상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도심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함께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주변 상가 민원 불가피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지정의 최대 관건은 주변 상가 동참이다. 중앙로는 지난 2009년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주변 상가 민원이 아직까지 빗발치고 있는 곳이다.

주변 상인들은 "일반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중앙로 상권이 죽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차 없는 거리 지정까지 더해지면 극심한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구시가 지난 2010년 컬러풀 페스티벌 축제 기간 당시 주변 61개 상가를 대상으로 '중앙로 개방에 따른 영업 영향'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12곳(19.7%)에 불과했다. '보통이다'가 29곳(47.5%)으로 가장 많았고, '감소했다'라는 응답도 20곳(32.8%)이나 됐다.

운전자 반발도 예상된다. 서울시가 보행 전용 거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세종로 역시 운전자 민원이 빗발치면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일반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서울과 달리 운전자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또 내년 상반기 리모델링을 마치는 시민회관과 연계해 대구역네거리~경상감영네거리부터 먼저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면 침체한 북쪽 상권 활성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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