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펙' 쌓으려고 '청춘' 잊진 말자

대구가톨릭대 언론영상 전공 3학년 권준우
대구가톨릭대 언론영상 전공 3학년 권준우

10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 시험공부와 과제, 대학신문사와 교내 학생복지팀 소속 학생기자단 활동을 병행하면서 숨이 '콱'하고 막힐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취업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토익'학점'봉사활동이 기준이 되는 흔히 '스펙'을 향상시키려고 다들 노력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언론영상 전공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지만 3학년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공모전 한 번 참여해본 경험이 없었다. 눈에 불을 켜고 '공모전'이라고 적힌 포스터는 죄다 찾아보기 일쑤였고 마침내 도전하게 된 공모전이 'K-water 물사랑'공모전이다. 함께 참여하게 된 친구와 일주일간 UCC 부문에 출품할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이야기를 구상했다. 딱히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시간만 허비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나마 가진 영상편집기술과 사진촬영기술만을 믿고 '맨땅에 헤딩'식으로 도전해 한 달 만에 완성작을 내놓기는 했다. 완성된 작품과 신청서를 제출하고 한 달간 준비했던 나의 첫 공모전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찜찜한 기분과 무언가 부족하단 느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3분이라는 UCC 작품을 만들면서 무언가 빠진 느낌, 2%가 부족한 느낌.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여러 친구들에게 완성된 작품을 보여준 결과, 그제야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 부족했던 건 바로 '창의력'.

경험을 특별히 쌓은 것도, 독서를 열심히 하지도 않고 주는 것만 먹을 줄 알았던 나 자신을 비난할까? 아니면 암기 교육을 강조한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을 탓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책 좀 읽어라'라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그렇게 싫었던 나는 여전히 책을 스스로 찾아 읽는 습관을 길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이제는 하고자 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남들보다 뒤늦은 출발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만으로도 마냥 즐거웠다. 나에게 부족한 점을 발견할 때마다 좌절하며 나 자신을 탓했고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했다.

겨울을 준비하는 개미가 일 년 내내 식량을 비축하듯 지금은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목표한 것을 향해 달려갈 시기이다. 토익'학점'봉사활동 모두 다 중요하지만 진정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꿈을 찾고 싶다. 무거운 책가방을 '털썩' 내려놓고 가벼워진 어깨가 아니라 10년 후, 20년 후를 바라보고 가벼워질 내 어깨를 생각하자. 뒤돌아보면 슬픈 일이건 힘든 일이건 모두 다 값진 보물들이다.

글 대구가톨릭대 언론영상 전공 3학년 권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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