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톡톡! 스클] 우리들이 쓴다. 우리 학교 이야기

가야금·해금 배우니 짜증내던 버릇 '싹'

10월 29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3회 달성국악경연대회에서 공연하고 있는 화원국악관현악단 학생들. 화원중 제공
10월 29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3회 달성국악경연대회에서 공연하고 있는 화원국악관현악단 학생들. 화원중 제공

'우리 학교 국악 연주 한 뚝배기 하실래예?' 우리 학교 국악관현악단은 10월 29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3회 달성국악경연대회에서 중등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날 열린 대회에서 35명의 국악관현악단 학생들은 함석훈 선생님의 지휘 아래 '멋으로 사는 세상'(이경섭 곡)이라는 곡을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와 더불어 다양한 타악기로 연주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화원국악관현악단 학생들은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타악기 등을 직접 연주하며 아침을 상쾌하게 열었고, 방과 후에도 음악실에 모여 자신이 맡은 악기의 연주 방법을 부지런히 익히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것은 대구의 지역교육지원청 중 유일하게 국악기반 조성비를 제공하여 청소년들에게 국악 문화 향유 기회를 부여하는 달성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대중가요에만 익숙해져 있던 우리 학생들의 국악적 감수성을 일깨우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피리를 연주하는 3학년 김혜주 학생은 "처음에는 피리도 초등학교 때부터 연주해 온 리코더처럼 입김을 불면 소리가 날 줄 알았는데 아랫배에 힘을 주고 정신을 집중하여 불어야만 올바른 소리가 났다"며 "이제껏 모든 일이 쉽게 해결되기만 바라고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짜증만 내던 버릇이 피리를 불면서 조금씩 고쳐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항상 국악관현악단의 활동을 격려해주신 김성화 교장 선생님께서도 "여러분들이 환호하는 K-POP과 같은 우리 문화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대에서 정작 우리 대표 브랜드인 국악은 그 활로를 찾지 못해 다소 정체되어 있다"며 "학생 스스로 국악 문화를 향유, 생산하는 경험을 통해 희망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가치 있는 활동이다"고 하셨다.

이날 대회에서 다른 참가 팀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진지하게 연주를 감상한 국악반 학생들은 대상 소식이 전해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그동안의 연습에서 각자 다른 악기들을 가지고도 점차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회상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힘들고 고된 것은 3D라는 이름으로 외면하고 쉽고 빠르고 간편한 것만이 가장 좋은 것이라 여기는 요즘, 우리 세대는 첨단 기계음에 익숙하고 그것에 열광한다. 그 모습 대신 그 옛날 산을 옮기는 우공의 마음으로 대장간에서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담금질을 수차례 반복했던 대장장이의 모습을 한 번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무서운 천둥 소리마저도 추임새가 될 수 있는 국악의 매력과 더불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노력과 화합의 가치까지 배울 수 있는 이러한 활동이야말로 인성 교육의 살아 있는 교본이 될 것이다.

화원중학교 3학년 신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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