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을 내리면서 프로야구 9개 구단이 2013년 청사진 그리기에 돌입했다.
올 시즌이 이승엽(삼성), 박찬호'김태균(한화), 김병현(넥센) 등 국내로 유턴한 해외파들의 활약 여부가 관심거리였다면 2013시즌은 각 구단을 이끄는 감독들의 지략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 고령의 몸을 이끌고 현역으로 복귀한 한화 김응용 감독, 두 번의 한국시리즈서 쓴잔을 마신 SK 이만수 감독(2011년은 대행)은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신생팀 감독으로 다시 팬들을 만나게 된 NC 김경문 감독, 넥센서 둥지를 옮긴 롯데 김시진 감독, 팀 리빌딩을 가속화한 KIA 선동열 감독도 내년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2012년 초년병으로 뛰면서 노하우를 터득한 두산 김진욱, LG 김기태 감독, 내년 첫 시즌을 맞는 넥센 염경엽 감독은 패기로 선배 감독들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상)현역감독 7명이 삼성 출신
최고의 명장을 꿈꾸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9명의 감독. 그들이 걸어온 길은 더듬다 보면 '삼성 라이온즈'란 출구를 만나게 된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을 제외한 7개 구단의 감독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2000년대 들어 다섯 번의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한 성적만큼 삼성은 현역 최다 감독 배출이라는 이색 기록까지 쓰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은 1958년생 동갑내기로 대구상고와 한양대 동문이다. 프로에 뛰어들어서도 삼성이란 울타리로 또 한 번 묶인 절친이다. 이만수 감독의 중학교 때 유급으로 김시진 감독이 1년 선배였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친구가 됐고, 둘은 삼성에서 국내 최고의 배터리로 프로야구를 호령했다.
삼성 유니폼은 이만수 감독이 먼저 입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이 감독은 1997년 시즌 뒤 은퇴할 때까지 줄곧 삼성에서 뛰었다. 1982년 개막경기 홈런으로 프로야구 1호 안타와 홈런의 주인공인 이 감독은 가장 먼저 100호'200호 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역 말년, 삼성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아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구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로 둥지를 튼 김시진 감독 역시 삼성의 레전드다. 1983년 삼성에 입단, 첫해에 17승을 올리며 삼성 마운드를 이끈 김 감독은 최초로 개인 통산 100승의 대업을 이룬 명투수였다. 1988년 시즌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지만 삼성에서만 111승을 올린 파란 유니폼을 입은 사자의 에이스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두 감독의 한양대 후배로, 또 현역시절엔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지다. 1987년 입단해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며 두 번의 골든 글러브를 받은 류 감독은 은퇴 후 삼성코치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2011년 친정팀 감독으로 부임해 2연패를 달성했다.
이만수'김시진 감독과 나란히 1958년생으로 개띠 동갑인 김경문 감독은 현역 시절을 OB(현 두산)에서 보냈지만 은퇴 뒤인 1993년부터 3년간 삼성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1991년 쌍방울에 입단한 LG 김기태 감독은 쌍방울의 재정위기 탓에 1999년 현금 트레이드로 삼성에 이적했다. 3시즌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고 중심타선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삼성에서 감독과 사장을 지냈다. 부임 2년째인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1985년 통합우승 제외)을 일궈낸 뒤 야구단 사장으로 취임해 첫 야구인 출신 사장의 길을 열기도 했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2004년 코치로 삼성에 온 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의 벤치를 지켰다. 세대교체와 마운드 강화로 2005'2006년 삼성을 정상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OB서 줄곧 현역생활을 한 뒤 쌍방울서 은퇴했고, 넥센 염경엽 감독도 태평양과 현대에만 몸을 담아 삼성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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