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합도 vs 경쟁력… 文·安 여론조사 문구 싸움

양측 한치의 양보도 없어, 접점 못찾을 경우 '담판' 가능성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논의가 후보결정 방식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이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함에 따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준비기간 부족 등 실무 차원의 이유를 들어 여론조사 방식으로 두 후보가 우열을 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 후보결정 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두 후보 간 담판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핵심 쟁점은 여론조사 문항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문 후보 진영은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선호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적합도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왔기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 진영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을 요구하고 있다.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가상구도에서 선전을 이어오고 있는 안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주문이다.

양측 협상실무팀은 20일 적합도 조사와 경쟁력 조사를 각각 절반씩 반영하거나 두 조사의 평균치를 활용하는 방안(이상 민주당 제안)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타협을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론조사 방식(문항구성)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도 양보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한 후보에게 명백히 유리한 방식을 채택했을 경우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후보 측의 지지자들이 승복할 수 있겠느냐"며 "특정 후보에게 명백히 유리한 방식의 문항은 서로 피해야 되지 않겠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특히 오차범위 내의 차이를 보일 경우 어떻게 단일후보를 결정하느냐의 문제도 고민거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과정을 거치되 최종결정은 두 후보 간 '담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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