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발한다, 사회를…당신의 마음 두드릴 문제작 2편

'범죄소년'·'돈 크라이 마미'

# 범죄소년=소년원 갔다온 놈이라면서?…단순범죄 낙인 세태 꼬집어

# 돈 크라이 마미="법이 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성폭행 딸 잃은 엄마의 눈물

한편 이번 주에는 보호 관찰 중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소년 이야기 '범죄소년'과 '도가니'에 이은 또 하나의 사회 고발 영화 '돈 크라이 마미'가 개봉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룬다.

먼저 살펴볼 영화는 폭행·특수절도 등으로 16살에 전과를 갖게 되고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아버지마저 병으로 곁을 떠나버린 소년의 이야기 '범죄소년'이다.

보호관찰 중인 소년 장지구(서영주)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낙천적인 여자 친구뿐이다. 그는 주위의 친구들과 어울리다 또다시 빈집털이에 가담하게 되고 그를 구제해 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리고 소년이 그곳에 있는 동안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난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절망에 빠지는 소년 지구,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엄마가 나타난다. 소년의 엄마인 장효승(이정현)은 17살에 버렸던 아들이 소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어 아들을 데려온다. 하지만 정상적인 가족의 삶을 영위해 보려 노력하는 두 사람은 소년의 여자 친구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소년원에 가게 되는 80%의 소년들은 단순 범죄자로 주로 소외계층 출신이다. 그들은 절대적 빈곤 속에서 단순 절도와 폭력을 반복하게 되는데 실질적으로 이들을 구제해줄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부족한 현실에서 그들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묻고 있는 영화다. 상영시간 107분, 15세 관람가.

다음 영화 역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다룬 실화 소재 영화 '돈 크라이 마미'다. 미성년 가해자들의 성범죄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작품으로, '범죄소년'이 단순 범죄자인 청소년의 삶에 대한 고민을 다룬 영화라면 이 영화는 강력 범죄를 저지른 그들을 어떻게 처벌하고 피해자의 삶을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던 유림(유선)은 막 고등학생이 된 딸 은아(남보라)가 같은 학교 남학생들로부터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미성년자란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게 되고,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던 은아는 결국 자신의 생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순간에 딸을 잃은 유림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딸의 죽음 뒤에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은아를 죽음으로 몬 가해자들에게 직접 복수를 하기로 한다.

2004년 밀양에서 한 여중생이 비슷한 또래의 44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들은 성폭행을 저지르는데 그치지 않고 여중생의 모습을 휴대전화와 캠코더로 촬영해 협박했고 악행은 1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이 영화는 그러한 끔찍한 사건을 당한 여고생과 엄마의 시선에서 미성년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체계와 피해자에 대한 사후 조치가 부족한 한국사회의 현실을 뼈아프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상영시간 91분, 15세 관람가.

김삼력<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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